연비 위해 성능 희생?… 착해빠진 친환경車는 가라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메르세데스-AMG ‘프로젝트 원’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토요타 ‘뉴 캠리 하이브리드’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현대차 ‘그랜저(IG) 하이브리드’

- 하이브리드·전기차도 ‘펀 드라이빙’

현대車 그랜저 IG 하이브리드
가솔린 모델 같은 2.4ℓ 엔진
159마력에 ℓ당 16.2㎞ 파격
수소연료전지차도 성능 20%↑

혼다 NSX, 1엔진 3모터 장착
573마력 스포츠카 수준 파워
메르세데스-AMG 프로젝트 원
1.6ℓ터보엔진 1000마력 구현

‘친환경차는 재미없다?’

하이브리드차(HEV)·전기차(EV) 등 친환경차가 자동차 시장의 눈앞의 현실로 다가온 가운데 그동안 친환경성·연료 효율성(연비)을 최고 미덕으로 삼던 친환경차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적은 연료로 먼 거리를 달리고,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와

미세먼지 배출을 최소화하는 것은 물론 일반 내연기관차를 웃도는 성능까지 요구받고 있다. 한마디로 이제 친환경차도 ‘착하기만’ 해서는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없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외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친환경차는 연비를 위해 주행 성능을 희생했던 이전 세대 모델과 달리 효율과 성능을 동시에 끌어올린 점이 특징이다. 국산 친환경차 가운데 연비·성능을 모두 잡은 대표적 모델로는 현대차가 지난 3월 출시한 신형 ‘그랜저(IG) 하이브리드’가 있다. 신형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저배기량 엔진을 탑재했던 기존 관행에서 탈피, 가솔린 모델과 동일한 배기량(2.4ℓ)의 세타Ⅱ 2.4 MPI 하이브리드 전용 엔진(최고 출력 159마력)을 얹었다. 여기에 최고 출력 38㎾의 힘을 발휘하는 고출력 모터를 더해 주행 시 가솔린 모델 이상의 가속감을 발휘한다.

가솔린 모델(ℓ당 11.2㎞)을 한참 웃도는 ℓ당 16.2㎞의 연비에 강화된 주행 성능까지 더해지면서 신형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출시 7개월 만에 누적 판매 1만 대를 넘어서며 기아차 니로에 이어 국내 친환경차 판매 2위에 올랐다. 쌍둥이 격인 기아차 K7 하이브리드와 ‘펀(fun) 드라이빙’을 표방하며 중형 하이브리드차 최초로 스포츠 모드를 적용한 쏘나타 하이브리드 역시 친환경차는 운전하는 재미가 없다는 편견에 도전장을 던진 국산차들이다. 현대차가 내년 초 출시하는 차세대 수소연료전지차(FCEV) 역시 동력 성능을 약 20%가량 향상해 내연기관차와 동등한 최고출력 163마력을 낸다.

수입차 업체들도 효율과 성능을 함께 높인 친환경차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하이브리드 기술의 원조 토요타는 ‘와일드(wild) 하이브리드’를 표방하며 지난 19일 2.5ℓ 가솔린엔진과 전기모터를 결합해 시스템 최고출력 211마력을 달성한 ‘뉴 캠리 하이브리드’를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뉴 캠리 하이브리드는 함께 출시된 뉴 캠리 가솔린 모델에 비해 연비가 월등한 것은 물론 최고 출력 역시 약 4마력가량 앞선다. 폭스바겐이 2014년 선보인 ‘골프 GTE’ 역시 1.4ℓ 가솔린엔진에 전기모터를 더해 하이브리드차임에도 최고출력 204마력의 강한 힘을 자랑한다.

인피니티는 스포츠카에 맞먹는 시스템 최고출력 364마력의 고성능 하이브리드 세단 ‘더 뉴 Q50’을 주력 모델로 삼고 있다. 혼다는 스포츠카 ‘NSX’에 V6 트윈터보 엔진과 함께 3개의 전기모터를 장착하는 1엔진 3모터 하이브리드 사륜구동 자유 제어 시스템을 적용해 시스템 최고 출력 573마력의 고출력을 자랑한다. 메르세데스-벤츠의 고성능 브랜드 AMG는 올해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 F1 레이싱카의 기반이 되는 1.6ℓ V6 터보차저 엔진과 4개 전기모터로 최고출력이 무려 1000마력에 달하는 고성능 친환경 콘셉트카 ‘메르세데스-AMG 프로젝트 원’을 선보이기도 했다.

전기차 역시 친환경성·효율성은 물론 주행 성능까지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BMW는 전기차 i3의 새 모델을 선보이면서 고성능 전기모터를 탑재해 일반 모델 대비 최고 출력을 14마력 높인 고성능 모델 ‘뉴 i3s’를 함께 내놓았다. 뉴 i3s는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6.9초에 불과하다. 볼보의 고성능 브랜드 폴스타는 2019년 최고 출력 600마력짜리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와 순수 전기차를 잇달아 출시할 예정이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