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물장오리오름 습지 야생생물 815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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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학원 확인… 5년새 76종↑
팔색조 등 멸종위기종 5종 포함

2009년 습지보호지역으로 등록된 제주 제주시 봉개동의 ‘물장오리오름 습지’에 멸종위기 조류를 비롯해 다양한 생물 800여 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매를 비롯해 2급인 붉은배새매·조롱이·팔색조(사진)·긴꼬리딱새 등 모두 5종의 멸종위기종 야생 조류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해 물장오리오름 습지보호지역을 조사한 결과, 총 815종의 야생생물이 사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2011년 조사 당시 확인한 76종보다 대폭 늘어났다. 지난해 조사에서는 식물 175종·포유류 12종·조류 27종·양서파충류 9종·육상 곤충 532종·습지 바닥에서 사는 저서성(밑바닥에 기어 다니거나 고착하는 특성) 대형 무척추동물이 29종·동식물 플랑크톤 31종 등으로 조사됐다.

멸종위기 종인 붉은배새매와 긴꼬리딱새는 물장오리오름 습지를 알을 낳고 새끼를 기르는 핵심 서식지로 삼고 있었다. 또 해당 습지에서 6종의 한국 고유종도 발견됐다.

발견된 제주집게벌레·제주풍뎅이·제주호리병거저리·제주도롱뇽·제주땃쥐·제주등줄쥐 등은 제주도에서만 자연적으로 서식한다.

물장오리오름 습지는 화산 폭발로 생긴 오름에 형성된 작은 호수다. 크고 작은 암석이 화구 주변에 원추형으로 쌓인 ‘스코리아 콘(scoria corn)’ 지형으로, 산 정상 부근의 호수에 물안개가 피어오르고 활엽수림이 어우러지는 등 우수한 자연경관과 생태적 가치를 지닌다. 오름 자체는 해발 937m, 높이 120m, 둘레 3094m, 면적 62만8987㎡ 규모다. 오름 내부에 형성된 습지의 둘레는 400m 정도다.

이정환 국립환경과학원 국립습지센터장은 “물장오리오름 습지에 서식하는 생물 종이 늘어난 것은 2009년 습지보호지역 지정 이후 생태계 보전 관리 노력이 이뤄진 덕분으로 보인다”며 “이번 조사 결과는 습지보호지역 보전 계획과 관리정책 수립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완 기자 paras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