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국책연구기관장 물갈이’놓고… 또 ‘新舊적폐’ 공방?

민주당 “횡령·방만 경영 의혹
철저조사뒤 책임자 사퇴 필요”

한국당“임기남은 기관장 교체
국민 지식재산권 침해 신적폐”

26일 경제·인문사회연구회 및 국책연구기관을 대상으로 한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국책연구기관장 물갈이’ 논란이 도마 위에 올랐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국책연구기관장 등의 공금 횡령과 방만 경영 등의 비위 의혹을 제기했지만, 자유한국당 등 야당 의원들은 여당의 지적에 대해 “정권 마음대로 임기 만료도 안 된 기관장을 교체하려는 것”이라고 맞섰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지난 2015년 1월 경제·인문사회연구회의 박사급 전문위원 채용 때 면접이 진행되는 현장에서 경영실장이 임의로 채용 인원을 변경해 2명에서 4명으로 늘리는 등 공문서 위조, 권한 남용 등의 각종 비위 행위가 저질러졌다”며 “하지만 해당 행위를 주도한 경영실장에 대한 징계는 고작 견책 처분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이학영 의원은 “이명선 전 여성정책연구원장은 2015년 7월 한 고급호텔에서 6명이 인당 9만8000원짜리 중식을 먹고도, 영수증은 27만9000원(1인당 3만9000원)만 끊어 회계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 전 원장은 재임 기간 수차례에 걸쳐 1인당 식사 비용을 3만 원 안팎에 맞춰 허위 기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 전 원장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검찰 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국당 의원들은 여당 측의 이런 비위 의혹 제기에 대해 ‘기관장을 교체하려는 정치적 시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김종석 한국당 의원은 “국책연구기관은 국민의 지식재산이지 특정 정권이나 관료들의 소유물이 아니다”며 “정권이 바뀌었다고 해서 연구 방향에 영향을 미치려고 하거나 임기가 남은 기관장들을 교체하려는 시도는 국민의 재산권을 침해하려는 시도고 신적폐”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기관 증인으로 출석한 현정택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을 상대로 김해영 민주당 의원은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부위원장 출신인 이헌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이 최근 국정감사장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행적에 대해 조사하려 하자 당시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이었던 현 원장이 펄펄 뛰며 반대했다’고 밝혔는데, 조사 방해 행위를 인정하느냐”고 질책했다. 이에 현 원장은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후연·송유근 기자 leewh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