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서른… 이제야 어른이 된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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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서 대종상 신인·여우주연상
남우상 설경구, 신인남우 박서준

“매 순간 진실된 연기를 할 수 있는, 진정한 과정을 밟는 배우가 되겠습니다.”

이준익 감독의 ‘박열’에서 첫 주연을 맡은 배우 최희서(사진)는 대종상 2관왕에 오르자 벅찬 감정을 이 같은 소감으로 풀어냈다.

그는 2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제54회 대종상영화제 시상식에서 신인 여우상에 이어 여우주연상까지 거머쥐었다. 그는 이 영화에서 강한 신념과 뜨거운 사랑으로 주인공 박열을 지지하는 일본 여인 가네코 후미코를 연기하며 관객에게 통쾌한 쾌감과 진한 감동을 안겨줬다. 일어와 영어, 이탈리아어 등 다양한 언어를 구사하는 그는 지난 2009년 ‘킹콩을 들다’의 조연으로 데뷔했지만 8년 넘게 이렇다 할 작품을 만나지 못하다가 이 감독의 전작 ‘동주’에 출연하며 주목받았다.

최희서는 “나이가 서른인데 이제야 어른이 된 것 같다”며 “문득 가네코 후미코의 묘지가 떠오르는데, 그분께 감사한다고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열’은 최희서의 수상 외에 감독상, 의상상, 미술상도 받으며 5관왕에 올랐다.

남우주연상은 15년 만에 대종상 무대에 오른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감독 변성현)의 주연배우 설경구가 차지했다. 그는 “나이가 들수록 꺼낼 카드가 많이 없는데, 더욱 노력하겠다”며 “3초만 폼을 잡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올해 개봉작 중 처음으로 1000만 관객을 돌파한 ‘택시운전사’(감독 장훈)가 작품상을 받았으며 ‘더 킹’(감독 한재림)의 배성우와 김소진이 남녀 조연상을 받았다. 또 신인 남우상은 ‘청년경찰’(감독 김주환)의 박서준이 수상했다. ‘더 킹’은 시나리오상, 편집상 등 4개의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한국 영화 발전에 큰 발자취를 남긴 영화인에게 수여하는 특별상은 지난 4월 암으로 별세한 배우 고 김영애에게 돌아갔다.

한편 각종 논란에 휩싸이며 ‘참석상’이라고 불리던 대종상은 올해 신뢰도 높은 심사위원단을 구성하는 등 ‘리부트 프로젝트’를 내세우며 변화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여전히 여러 부문 수상자가 불참했으며 매끄럽지 못한 진행 등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