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따라… 지자체장이 발전소 중단 가능 ‘논란’

시·도지사 재량권 확대 검토
지역利己에 전력 휘둘릴 우려

정부가 발표한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는 광역단체장들이 미세먼지 과다 배출 시기에 석탄화력발전소의 가동을 중지시킬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일부 지방자치단체의 정치적 이해관계와 지역이기주의에 국가 전력수급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산업통상자원부는 8차 계획에서 미세먼지 감축 목표 달성이 곤란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석탄화력발전소가 위치한 시·도의 단체장이 석탄발전 가동을 일시 중지할 수 있도록 ‘석탄발전 상한제약’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봄철 미세먼지로 몸살을 앓고 있는 일부 지역에 대해 해당 지자체장이 석탄 발전 가동을 중지할 수 있는 재량을 확대한다는 의미다. 현행 ‘대기환경보전법’과 ‘전기사업법’ 등에는 시·도지사가 미세먼지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해 석탄 발전을 일시 중단할 수 있는 근거는 마련돼 있다. 하지만 전력수급은 중앙정부가 통제하고 전 산업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시·도지사의 역할은 제한적이었고,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시행된 적은 없다. 이번 8차 계획을 통해 이를 실효성 있게 만들겠다는 뜻이다.

이를 두고 정부의 전력수급이 자칫 지역이기주의에 휘둘리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많다. 이미 8차 계획에선 30년 이상 된 모든 석탄발전소에 대해 3∼6월 가동 중지를 정례화했다. 그러나 봄철 반복되는 미세먼지의 주범은 중국발 황사로 지목되는 등 대외적인 영향이 가장 크다. 발전 분야에서 배출하는 미세먼지량은 자동차 및 산업 분야 다음 순위다. 발전소만 제약해서 미세먼지를 단시간에 줄일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지자체장이 일부 지역주민들의 반발 등으로 석탄 발전 가동을 중단한다면 되레 다른 지역이 봄철 때아닌 전력난을 겪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이를 의식한 듯 산업부는 미세먼지 배출 경보 발령 시로 제한하고, 전력수급에 절대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시·도지사가 권한을 활용하게 한다는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내년 초 이 같은 내용을 환경부와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