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경기전망 내년도 ‘암울’… 법인세 등 ‘산넘어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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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연, 내달 BSI 전망치 96.5
20개월째 100미만 換亂후 최장
“기업의 대내외 부담가중 현실화”

올해 한국경제가 3%대의 성장이 예상되지만, 내년에는 경기 전망을 어둡게 보는 기업이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반도체 등 일부 수출산업의 선전이 올해에도 이어지겠으나 기업들이 직면한 대내외 여건이 만만치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선진국의 통화 긴축 기조와 보호무역주의 강화, 유가·금리·원화 등의 ‘신(新) 3고(高) 현상’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데다 법인세율 인상·최저임금 인상·근로시간 단축 등 대내 여건도 기업 경영 부담을 늘리는 것이다.

28일 한국경제연구원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내년 1월 전망치는 96.5를 기록, 20개월 연속 기준선인 100에 미치지 못했다. 1997년 외환위기 직후에 기준치를 밑돈 이래로 최장 기록이다. 내수(96.7)·수출(96.5)·투자(97.5)·자금 사정(95.2)·재고(100.3)·고용(99.2)·채산성(97.0) 등 전 부문의 전망이 100을 밑돌았다. BSI 전망치가 100을 밑돌면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다. 12월 기업 실적치(97.2)는 32개월 연속 기준선을 하회했다.

이날 한국은행이 밝힌 ‘12월 BSI’에서도 제조업 체감 경기가 환율 하락, 자동차업계 파업 등의 여파로 악화했다. 이른 추위에 따른 소비 회복으로 비제조업 체감경기는 6년 5개월 만에 가장 좋았으나, 제조업 경기가 크게 나빠지면서 전 산업 업황 BSI는 전달보다 1포인트 오른 81에 그쳤다. 내년 1월 업황전망 BSI의 경우 제조업(82)은 지난달과 같았으나 비제조업(78)은 2포인트 떨어졌다. 내년 전체 제조업 업황전망 BSI는 83으로 올해 실적 BSI(84)보다 1포인트 낮게 조사됐고, 비제조업 업황전망 BSI도 82로 올해 실적(85)과 견줘 3포인트 낮았다.

송원근 한경연 부원장은 “녹록지 않은 대외 환경과 법인세,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내년부터 기업 부담 가중이 현실화할 것”이라며 “‘반짝 성장’에 그치지 않도록 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환경 조성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관범·김만용 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