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후배들에 보험사기 조언 ‘특전사 출신 보험사기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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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 이 각도로 꺾어 아픈 시늉해라”
특전사 후배들 보험 사기 꼬드겨

20代 1심 무죄서 항소심 실형

육군 특수전사령부 현역 대원들에게 보험사기 수법을 조언해가며 수억 원대의 보험금을 가로챈 혐의를 받은 ‘특전사 출신 보험사기꾼’이 1심에서 무죄를 받았으나, 최근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고법 형사11부(부장 이영진)는 2014년 6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후배 특전사 대원들을 모집한 뒤 브로커들과 함께 “아픈 척 연기하라”며 꼬드겨 2억6000여 만 원의 보험금을 부당 수령한 혐의(사기)로 기소된 특전사 예비역 부사관 황모(29) 씨에 대해 지난 26일 징역 1년 6월의 실형을 선고한 뒤 법정 구속했다고 31일 밝혔다.

황 씨는 2016년 대대적으로 이뤄진 경찰과 금융·군(軍) 당국의 합동 수사로 드러난 군 보험사기의 ‘총책’이다. 당시 이들에게 허위 진단서를 발급해준 현직 의사들도 구속될 만큼 조직적인 사기범죄였다. 앞서 원심은 구속기소된 황 씨에게 무죄를 선고해 풀어줬지만, 2심에서 황 씨는 또다시 구치소에 수감됐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보험자들에게 일부러 신체를 제한적으로 움직이게 시키는 등의 수법으로 가짜 후유장해 진단서를 받은 뒤 보험금 지급을 청구한 것은 보험사들에 대한 ‘기망행위’에 해당한다”고 유죄 판단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일부 피보험자가 허위 진단서를 발급받기 전에 실제 해당 신체 부위를 다친 적이 있는 등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달리 볼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또한 “보험회사들은 이들이 제출한 가짜 진단서를 중요한 직접적인 근거자료로 참고해 거액의 보험금을 지급했다는 점에서 이들의 기망행위와 보험회사의 착오 사이에 ‘인과관계’도 인정된다”면서 “이 같은 점은 보험사들이 내부적으로 자체 심사를 거쳐 일부 삭감된 지급률을 적용해 보험금을 줬다고 하더라도 달라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피보험자들이 제출한 진단서가 ‘사실과 다르다’는 점은 그 의미가 막연하고 지나치게 넓어 허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보험회사를 속인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기망행위 자체를 인정하지 않아 무죄로 판단했다.

김리안 기자 knr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