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대·중소기업 간 동반성장과 상생, 협력과 네트워크화는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고 미래성장 파트너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열쇠로 꼽힌다. 신세계백화점이 중소 뷰티 브랜드를 대거 입점시켜 상생을 추구하고 있는 화장품 편집숍인 ‘시코르’ 매장 전경. 신세계백화점 제공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CJ푸드빌의 제빵 브랜드 뚜레쥬르는 지난달 29일 서울 중구 장충동 그랜드앰배서더 서울 호텔에서 가맹점주들과 공정거래협약을 체결했다. CJ푸드빌 제공
- ① 동반성장의 진화
中企 경쟁력 위기 상황 지속
선순환 동반성장 정착 중요
기업간 융복합·시너지 창출로
4차 산업혁명 선제적 대응을
상생형 제조혁신 플랫폼 구축
네트워크화로 경쟁력 키워야
삼성·현대車·SK 등 주요그룹
협력사와 미래지향 관계 집중
국내 산업의 지속 성장, 4차 산업혁명의 전개에 대응한 생존을 위해 쇠락하고 있는 산업 생태계의 혁신과 질적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상생형 제조혁신 플랫폼 구축’은 대표적인 제언이다. 대·중소기업 동반성장과 상생은 내수 침체와 소비 및 투자 감소, 산업구조의 변화 등으로 초래된 대·중소기업 양극화 해소와 함께 협력·네트워크화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유일한 돌파구로 인식되고 있다. 문화일보는 선순환 동반성장을 추구하기 위한 대·중소기업의 다종다양한 활동과 애로, 대안을 모색하는 새로운 시리즈를 통해 이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한국 경제의 희망을 제시하고자 한다.
#1= 신세계백화점이 대구점, 광주점, 강남점, 센텀시티점 등에 선보인 화장품 편집숍인 ‘시코르(CHICOR)’. 입점 브랜드 가운데 절반가량은 백화점 매장에서 소외돼 있던 중소 브랜드다. 오일 에센스가 간판 상품인 ‘헉슬리’, 쉽고 빠르게 붙이는 젤네일로 분주한 직장여성층이 열광하는 ‘다이애나젤팁’, 저자극 스킨케어 브랜드 ‘얼스레시피’ 등이 대표적이다. 이는 신세계가 국내 중소 뷰티 브랜드의 판로 확보를 위해 백화점에서 볼 수 없던 차별화된 상품을 도입한 데서 가능했다. 시코르 입점 자체가 브랜드 인지도와 판매율을 견인하는 창구가 되다 보니 중소 뷰티 브랜드의 오디션장(場), 등용문(登龍門)이란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유통업계가 시코르를 주목하는 배경이다. 김영섭 신세계백화점 해외잡화담당 상무는 “일반적인 화장품 편집숍을 넘어 양자가 윈윈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2 = CJ그룹의 외식 서비스 기업인 CJ푸드빌은 지난달 29일 가맹점주들과 뜻깊은 상생협약을 맺었다. 1300여 개의 가맹점 점주들이 제빵 브랜드 ‘뚜레쥬르’의 빵, 반죽을 비롯한 핵심재료 300여 개를 공급받을 때 적용하는 가격을 5%에서 최대 20%까지 내리기로 했다. 통상 ‘구입강제품목’으로 불리는 필수 재료로, 전체 주문금액의 40%가량을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크다. 기존 가맹점 500m 이내 신규출점 자제, 가맹점주 계약갱신요구권 20년 보장, 가맹본부의 광고비 부담, 가맹점주 부담 판촉행사 집행내역 투명 공개, 가맹점 상생위원회와 가맹본부 간 정기간담회 등 ‘공정거래협약’도 적극적으로 준수하기로 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당장 구입강제품목 할인, 공정거래협약이 경영에 부담이긴 하지만 상생을 위한 발판이 더 시급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의 도래, 정보기술(IT), 네트워크 기술 발전이 유통은 물론, 제조, 금융, 서비스 등 전 산업 분야에 거센 파장을 일으키면서 동반성장과 상생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융복합, 시너지 창출을 통해 4차 산업혁명과 기업 생태계의 급변하는 흐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신성장 패러다임을 형성해야 하는 묵직한 과제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공정경제, 혁신성장, 상생협력정책, 소득주도 성장을 통한 산업육성, 일자리 확대 등 과실(果實) 배분 정책이 추진되고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10여 년 이상 지속적인 대·중소 상생협력으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지만, 중소기업의 경쟁력 위기 우려가 지속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선순환 동반성장 모델의 정착에 중지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보다 근원적으로 고질적인 양극화 해소, 조화와 균형발전의 틀을 동반성장이란 돌파구를 통해 모색해야 한다는 의미다. 상위 10%의 부(富) 집중도가 2010~2013년 평균 66%에 달하는 상황에서, 대·중소기업 간 임금수준 및 영업이익률 격차도 확대되는 등 양극화는 점점 더 심화하고 있다.
8일 산업계, 동반성장위원회에 따르면, 대기업이 중소 협력업체 지원을 목적으로 대·중소기업협력재단에 2011년부터 출연한 대·중소기업상생협력기금은 8054억 원으로, 95%를 집행했다. 대기업이 지원 대상 중소기업과 지원 과제를 정하면 재단이 출연금을 집행하는 구조로 2010년부터 7%, 지난해부터는 10%로 상향된 세액공제가 적용되고 있다.
아울러 상생협력법에 근거를 두고 동반성장 파급효과가 큰 169개(2016년 기준) 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동반성장 지수 평가’의 경우 같은 기간 155개를 평가해 25개사가 ‘최우수’, 50개사가 ‘우수’, 58개사는 ‘양호’, 12개사는 ‘보통’, 10개사는 ‘미흡’ 판정을 받았다. 58개사를 대상으로 한 공공기관 동반성장 평가에서는 7개 기관이 우수, 22개 기관이 양호, 21개 기관은 보통, 8개 기관은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동반성장위는 올해 대기업 평가 대상을 185개, 2019년에는 200개로 늘릴 계획이다. 평가 체계도 올해부터 기업의 자율적, 창의적인 동반성장 활동, 기업 특성 및 실정에 맞는 동반성장 경영전략 수립과 시행, 문화 확산 노력 등 자율적 활동성과를 반영하는 쪽으로 바꿀 방침이다. 공공기관도 평가지표, 가점 등 평가지침을 개정하고 운영지침 및 윤리강령을 제정하는 한편, 금융기관, 대리점 등 불공정한 영역이 남아 있는 분야에 대한 동반성장 실천을 확대하기로 했다.
대기업과 공공기관이 중소기업과 공동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성과를 공유하는 ‘성과공유제’도 마찬가지다. 또 수·위탁 기업이 공동 협력을 통해 추진해 대기업에 발생한 협력사업의 결과물인 협력이익을 사전에 양자 간 약정에 따라 공유하는 ‘협력이익 배분제’의 경우 중소벤처기업부가 올해 상반기 중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을 통해 법제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동반성장위 관계자는 “대기업은 강점을 지닌 기술력, 자금력, 글로벌 네트워크를, 중소기업은 유연성, 창의성, 벤처, 모험정신을 상호 접목하고 지혜를 나누는 신성장 전략을 추진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롯데 등 주요 그룹을 포함한 대기업들도 이미 협력사 현금 물품 대금 지급, 협력사의 스마트 공장 설립 지원, 고용창출 지원, 기술개발 교류, 청년창업 뒷받침 등 다양한 동반성장 노력을 통해 미래지향적 관계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앞으로는 이런 움직임이 더 두드러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 조영삼 산업연구원(KIET) 선임연구위원은 ‘새 정부의 중소기업정책 과제’를 통해 “기술력 부족, 인력난 및 자금난의 만성화, 부실 중소기업 증가, 판로 제약 등 중소기업의 경쟁력 현안은 기존 성장의 원천이었던 상대적인 저임 노동력, 내수·하도급에 의존한 판로 등의 유효성이 약화하거나 상실당했다는 사실부터 명확히 인식하고 수용해야만 처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공정하고 역동적인 경쟁환경 조성, 인력문제 해결을 위한 효과적인 정책 우선순위 확립, 중소기업의 파괴력 있는 혁신활동 유인 등도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이민종·유현진 기자 horiz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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