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 20% 확대’ 계획에 고개 저은 국책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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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외교원 보고서

“경제성 따진 시장 잠재량 부족
LNG 의존은 에너지 안보 위협
2030년 탈원전·탈석탄 시행시
LNG발전 2378만t 더 필요”

오는 2030년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의 비중을 20%까지 올리겠다는 정부의 에너지 전환정책에 대해 “실현 가능성이 회의적”이라는 국책연구소의 보고서가 나와 주목된다.

심상민 국립외교원 경제통상연구부 교수는 3일 공개한 ‘에너지 전환 시행 국가들의 경험이 한국 에너지 안보에 주는 함의’라는 보고서에서 신재생에너지의 발전단가가 인하 추세에 있기는 하나 화석연료 기반의 발전과 아직 경쟁이 가능한 정도가 아니라는 사실에 비춰 시장 잠재량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심 교수는 신재생에너지의 기술적 잠재량은 설비용량 기준으로 8965.7 GW로 추산되지만, 경제성까지 고려한 시장 잠재량은 공식적인 자료조차 없다고 꼬집었다. 이 때문에 2017년 6.2%인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을 13년 내에 발전량의 20%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은 “실현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갖게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중요한 대체에너지원의 하나로 지목된 액화천연가스(LNG)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 수급불안 시 에너지 안보를 위협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심 교수는 “세계 2위의 LNG 도입국인 우리나라의 도입선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제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확정 이전의 연구자료이기는 하지만 에너지경제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탈원전·탈석탄 시행시 2030년의 LNG발전수요는 2029년 제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상정하고 있는 기본 수요량보다 2378만 t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지적됐다. 이는 기존 발전용 LNG수요의 2.5배, 총 LNG수요의 70%가 추가로 공급돼야 하는 상황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심 교수는 탈원전 등 에너지 전환정책을 시행했던 독일은 갈탄, 스위스는 수력발전의 존재가 적지 않은 비중의 원자력 발전을 축소 내지 폐지를 결정할 때 큰 역할을 한 반면, 일본의 경우에는 자립형 에너지원인 원전 폐쇄로 화력발전을 위한 화석연료의 사용이 증가해 발전연료 해외 의존도가 62%에서 88%로 높아졌고, 화석연료 수입에 연간 약 3조 엔의 비용을 추가로 부담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심 교수는 또 한국의 전력이 다른 국가의 전력과 연계되지 않은 독립된 망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신재생 에너지의 ‘간헐성(기상여건에 따른 전력 생산 변동 )’이나 여타 이유로 발전연료 조달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을 경우 나타날 전력공급 감소에 관한 대응도 여의치 않은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는 독일과 스위스 등이 유럽연합(EU)통합전력망을 연계시킴으로써 유사시 전력 부족사태에 대응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 것과는 대비된다.

방승배 기자 bs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