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개헌안은 대한민국 체제 변경하려는 시도”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김영호(왼쪽) 성신여대 교수 등 보수 성향 학자들이 4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자유회의 제5차 대국민 토론회’에서 청중의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자유회의 대국민토론회
노재봉 前 국무총리 북콘서트

“불과 70여 년밖에 되지 않는 대한민국 역사 중 긍정적인 일만 찾아서 국민통합을 위해 노력해도 올바른 방향으로 갈지 걱정인데, 지금 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적폐 청산’은 건국 70년의 역사를 탄핵하겠다는 의미라 대단히 우려스럽습니다.”

김영호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4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국자유회의 주최로 열린 제5차 대국민 토론회(사진)에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1년간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 교수는 특히 “이번 정부의 개헌안은 대한민국 체제를 변경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며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려는 사람들이 시민사회를 탈환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참석자들은 현 정부가 대한민국 체제의 근본적 변경을 시도하려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옥남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치실장은 “문재인 정부가 권력 장악 후 채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레짐 체인지’를 진행하고 있다”며 “정부가 ‘촛불시민혁명 100대 과제’를 내놨는데, 혁명이란 체제를 뒤엎는 것으로 자유민주주의 체제 변경을 간접 시인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조성환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한국 사회에서 기적과 번영을 만든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정체성이 한꺼번에 무너질 수 있는 위기”라며 “(우파는) 대한민국이 잘 살면 모든 게 해결된다고 막연히 생각해 자유를 역이용하는 세력을 방치했다”는 자성론을 내놨다. 유광호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 전문연구원은 “대의제를 특징으로 하는 자유민주주의는 전체주의와 성격이 상반된다”며 광장의 직접민주주의를 비판했다. ‘한국 좌파의 사상적 뿌리’에 대해 고찰한 서명구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강사는 “종족적 민족주의에 매달리면 전체주의 국가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고 경고하며 종족적·낭만적 민족주의를 극복하고 근대 국가의 국민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대국민 토론회는 노재봉 전 국무총리와 제자들이 펴낸 ‘한국 자유민주주의와 그 적들’ 북 콘서트를 겸해 열렸다. 노 전 총리는 “현재는 대단히 걱정스럽고 혼란스러운 시기”라며 “무엇을 해 이 지경이 됐는지 반성하지 않을 수 없다”고 보수 진영의 성찰을 촉구했다. 노 전 총리는 “머리와 위장은 적당히 여백을 둬야 한다. 머리가 꽉 차면 독선이 되고 위장이 꽉 차면 병을 얻는다”며 “이 정부는 너무 머리가 꽉 차고 확신에 차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