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만족 저하” 48%… “출점규제 폐지·완화 원해” 61%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 ‘月2회 의무휴업’ 설문조사

규제 강화 추진에 반대 목소리
휴업 탓 中企 협력社 매출 타격

유통분야 전체 취업 14% 차지
고용창출 기회 차단으로 이어져

영업 및 출점 제한 등 유통 관련 규제가 소비자의 선택권과 편익을 침해하면서도 전통 시장 활성화라는 입법 취지에도 부합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유통업에 대한 규제가 오히려 중소기업을 포함한 협력 업체의 어려움 가중과 고용 기회 상실이라는 부작용을 낳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2일 문화일보와 한국경제연구원이 공동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복합쇼핑몰 영업 및 출점을 규제하는 법안에 대해 응답자의 55.3%가 반대해 찬성(38.1%)을 크게 웃돌았다. 반대하는 응답자(복수응답) 중 48.3%는 그 이유로 ‘소비자 만족도 저하’를 꼽았으며 28.1%는 ‘골목상권 활성화 효과가 작다’고 답했다. 현재 대형 유통 업체에 대한 영업제한 및 출점제한 규제와 관련해서도 응답자의 61.5%는 ‘관련 규제의 폐지 및 완화’를 희망해 ‘현행 유지’(28.3%)와 ‘규제 강화’(10.2%)를 크게 웃돌았다.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은 소비자의 전통시장 방문을 유도하기 위해 시행됐으나 그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 의무 휴업일에 소비자의 62.0%는 중대형 슈퍼를 이용(38.0%)하거나 다른 요일에 대형마트를 이용(24.0%)한다고 응답했다.

더욱이 대형마트나 백화점과 전통시장이 1㎞ 안팎으로 근접한 경우 대형마트나 백화점의 휴무일보다 영업일에 오히려 전통시장 방문 인원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 양동시장은 인근 대형마트 휴무일에는 3758명이, 영업일에는 4250명이 방문했으며 청주 육거리시장 역시 인근 대형마트 휴무일에는 방문자 수가 5260명, 영업일에는 5494명으로 영업일에 방문자 수가 더 많았다. 소상공인시장 진흥공단에 따르면 전통시장 매출은 2015년 기준으로 규제 시행 전인 2011년(21조 원) 수준인 21조1000억 원에 불과했다.

의무휴업으로 대형마트의 매출이 감소하면서 협력업체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6년 대형마트 3사(롯데마트, 이마트, 홈플러스)의 매출액은 규제 시행 전인 2011년 매출액의 85%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로 인한 협력업체의 연간 매출은 약 1조8000억 원이 감소한 것으로 추산됐다. 홈플러스의 경우 협력업체의 약 90%가 중소기업으로, 유통 대기업을 규제한 결과 중소기업이 타격을 입은 것이다. 특히 농수산물을 공급하는 산지 유통업체의 피해액은 연간 3803억 원에 달했다.

같은 해 통계청 경제활동 인구조사에 따르면 유통 분야는 전체 취업자 중 14.2%가 종사하고 있다. 제조업(17.1%) 다음으로 가장 많은 취업자가 분포한 산업이다. 신세계 하남 스타필드의 경우 5000명의 직접 고용이 발생했으며, 3만4000명의 취업 유발 효과가 있을 정도로 고용 창출 효과가 크다. 그러나 대형 유통업체의 진입 규제 강화는 고용 창출 기회 차단으로 이어져 최근 심화하는 고용난을 더욱 악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박세영 기자 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