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시장 정책에 멍드는 ICT 코리아>“강행 땐 ‘이동통신 생태계’ 혼란…중장기적 부작용에 소비자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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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훈 前 산업연구원장

“보편요금제가 강행될 경우 이동통신 생태계를 혼란에 빠뜨릴 수 있어 이로 인한 중장기적 부작용이 소비자 이익을 압도할 가능성이 커진다.”

보편요금제 도입이 이동통신 시장을 교란시킬 수 있는 만큼 정책 당국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제기됐다.

김도훈(전 산업연구원장·사진) 경희대 특임교수는 25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보편요금제의 성격과 역할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이동통신 서비스를 필수재로 규정하는 것은 정책당국의 의지로 결정될 사안이 아닌 만큼 소비자 반응과 경제적 영향력을 평가한 후 고려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또 정책당국의 주장대로 이동통신서비스가 필수재라면 세금과 같은 정부 재원으로 처리해야 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고 지적했다. 즉 민간 부문에서 요금을 강제로 규제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정책의 실효성 측면에서도 의문이 제기됐다. 김 교수는 “이동통신 3사의 최저요금제는 보편요금제의 사양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며 “보편요금제에 비해 시장친화적인 대안이 존재하는데 굳이 요금규제 성격이 농후한 보편요금제를 강행하겠다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알뜰폰의 경우 롱텀에볼루션(LTE) 적용 범위를 넓힌다면 보편요금제 이상의 사양을 갖출 수 있다는 얘기다.

보편요금제가 실시되면 이동통신 생태계를 인위적으로 교란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김 교수는 “보편요금제 강행으로 인해 알뜰폰 사업자들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으면 이동통신산업에서 경쟁의 한 축이 무너지는 것”이라며 “사업 수익성이 악화된 이동통신3사가 손해를 다른 방식으로 만회하면 시장 경쟁력에서도 손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업체들이 5세대(G) 이동통신 투자 지연 등으로 수익을 만회하려고 할 경우 이를 막기 위해 정책 당국이 주파수 허가권 등으로 또 다른 거래를 한다면 이동통신시장이 이중으로 왜곡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