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에 알바 ‘별따기’

올해 지원자 40% 늘었지만
알바 자리 오히려 10% 줄어

최저임금이 인상된 올해 1월 1일 이후 전년 대비 아르바이트(알바) 지원자는 40% 늘어난 반면, 알바 자리는 1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당 7530원에 이르는 최저임금에 부담을 느낀 고용주가 저소득층이 주로 종사하는 임시·일용직 일자리를 빠르게 거둬들인 결과로 풀이된다.

29일 잡코리아가 운영하는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몬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5월 24일까지 이 사이트에 등록된 알바 공고 수는 952만1338건으로 전년(1058만9809건) 대비 10.1% 줄었다. 그러나 지원자 수는 올해 2810만451명으로 전년(2007만9266건) 대비 39.9%나 늘어났다. 알바몬 관계자는 “올해 들어 알바 지원자는 크게 늘고, 공고는 줄어드는 경향이 확인된다”고 말했다.

산업계에서는 지난 1월 1일 시간당 최저임금을 16.4% 인상한 이후 알바 수요는 크게 늘었는데, 시급에 부담을 느낀 자영업자 등이 알바 자리 자체를 줄이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 알바몬이 최근 고용주 67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전체의 54.1%가 연초 인상된 최저임금이 적용된 이후 채용을 줄였다고 답했다. 알바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도 다르지 않았다. 알바생 4209명에게 물어본 결과, 응답자 71.1%는 “최저임금 인상 이후 아르바이트를 뽑는 곳이 더 줄었다”고 답했다.

알바 자리조차 쉽게 구하지 못하는 청년들의 한숨은 커지고 있다. 서울에 있는 4년제 대학을 휴학 중인 김모(27) 씨는 “중견·대기업 정규직 일자리를 구하기가 여의치 않아 알바를 알아보고 있는데, 2주 넘게 구하지 못하고 있다”며 “집 근처 동네 편의점도 4∼5군데 찾아갔지만, 원하는 시간에 자리를 구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김 씨는 또 “시급 1000원 정도를 덜 받더라도,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시간에 알바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