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의 선제골… 잠자던 아르헨 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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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드리블뒤 강력한 슈팅
나이지리아 골망 흔들어
후반 로호 골로 2-1 진땀승
메시 “지금부터 시작이다”

30일 강호 프랑스와 16강전
그리즈만과 ‘골 대결’ 주목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가 침묵을 깼고, 아르헨티나는 극적으로 2018 러시아월드컵 16강에 진출했다. D조 2위인 아르헨티나는 C조 1위인 프랑스와 8강 진출을 다툰다. 우승후보 간의 빅매치. 메시는 공개적으로 ‘러브콜’을 보낸 프랑스의 주득점원 앙투안 그리즈만(아틀레티코 마드리드)과 물러설 수 없는 골 대결을 펼치게 됐다.

아르헨티나는 27일 오전(한국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스타디움에서 열린 D조 조별리그 나이지리아와의 3차전에서 2-1로 이겼다. 1승 1무 1패(승점 4)가 된 아르헨티나는 크로아티아(3승·승점 9)에 이어 조 2위가 돼 4회 연속 월드컵 16강에 올랐다.

반드시 이겨야 16강 진출을 기대할 수 있었던 아르헨티나. 역시 ‘해결사’ 메시가 앞장섰다. 메시는 전반 14분 에베르 바네가(세비야)가 하프라인에서 길게 찔러준 공을 페널티 라인 부근에서 받은 뒤 오른쪽을 파고들면서 골대 왼쪽을 향해 강하게 공을 차 기선을 제압하는 선제골을 터트렸다. 러시아월드컵 100번째 득점. 이로써 메시는 사상 처음으로 10대, 20대, 30대에 월드컵 득점을 올리는 진기록을 작성했다. 31세인 메시는 19세에 출전한 2006 독일월드컵에서 1골, 27세에 출전한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4골을 남겼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에선 무득점. 메시는 또 가브리엘 바티스투타(1994, 1998, 2002년)와 디에고 마라도나(1982, 1986, 1994년)에 이어 아르헨티나대표팀 사상 3번째로 3차례 월드컵에서 골을 넣은 인물로 등록됐다.

나이지리아는 후반 6분 페널티킥을 집어넣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지만, 후반 41분 아르헨티나의 마르코스 로호(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오른발로 받아 골로 연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경기최우수선수(MOM)로 선정된 메시는 3차전 직후 “우리의 월드컵은 오늘 시작됐다”며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에서 승리했기에 이제부터는 또 다른, 새로운 월드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시는 3차전을 앞두고 “월드컵 우승 없이 은퇴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16강 진출은 물론 우승을 향한 각오. 하지만 3차전은 쉽지 않았다. 메시는 “우리는 조별리그에서 탈락할 팀이 아니다”라면서도 “이길 것으로 생각하고 경기장에 나왔지만 이렇게 힘들게 승리할 것이라는 예상은 미처 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나이지리아는 아르헨티나 징크스에 눈물을 삼켰다. 나이지리아는 월드컵에서 이번 3차전을 포함, 아르헨티나와 5번 만나 모두 1점 차로 패했다. 나이지리아는 1승 2패, 조 3위로 탈락했다.

프랑스는 루즈니키스타디움에서 열린 덴마크와의 3차전에서 0-0으로 비겨 2승 1무(승점 7), C조 1위를 확정했다. 덴마크는 1승 2무(승점 5)로 2위. 비기기만 해도 나란히 16강에 진출할 수 있었기에 양팀은 무리하지 않았고 게임은 지루하게 전개됐다. 7만8000여 명의 관중은 거센 야유를 쏟아냈고, 러시아월드컵 38번째 경기에서 처음 무득점이 나왔다.

아르헨티나와 프랑스는 오는 30일 오후 11시 격돌한다. 메시는 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고 “그리즈만은 매우 훌륭한 선수이고, 바르셀로나는 최고의 선수(그리즈만) 영입을 원한다”며 그리즈만에게 이적할 것을 권유했지만, 그리즈만은 잔류를 선택했다.

김동하 기자 kd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