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자금 의혹’ 노회찬 투신 사망… 정의당 ‘패닉’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어제 담담히 귀국했는데… ‘드루킹’ 김동원 씨 측의 정치자금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22일 인천공항에서 차량에 오르고 있다. 노 원내대표는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 아파트에서 투신해 사망했다. 뉴시스

“금전 받았으나 청탁과는 무관… 가족에 미안” 遺書
드루킹특검 “예기치 않은 비보에 침통”… 긴급회의
민주당 등 정치권 “충격적인 일”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의 주범 ‘드루킹’ 김동원(49·구속 기소) 씨 측으로부터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은 노회찬(62) 정의당 원내대표가 23일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8분 서울 중구의 한 아파트 1층 현관 앞에 노 원내대표가 쓰러져 숨져있는 것을 경비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해당 아파트 17층과 18층 사이 계단에서 노 원내대표의 외투와 함께 신분증, 명함, 유서로 보이는 글을 찾았다. 유서에는 “드루킹과 관련해 금전을 받은 사실은 있으나 청탁과는 관련이 없었다.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취지의 내용이 적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노 원내대표가 드루킹 사건과 관련, 신변을 비관해 투신했을 개연성을 염두에 두고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허익범 특별검사팀은 2016년 3월 드루킹 측이 노 원내대표에게 불법 정치자금 5000만 원을 전달한 혐의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앞서 검찰은 노 원내대표 측에 실제 돈이 전달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무혐의 처분을 내린 바 있다. 특검은 드루킹의 측근인 도모(61) 변호사가 노 원내대표에게 건넨 돈을 돌려받은 것처럼 증거를 조작하는 데 가담한 것으로 보고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됐다. 특검은 조만간 노 원내대표를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었다. 노 원내대표는 그동안 드루킹 측으로부터 불법자금을 받은 적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해 왔다. 그는 지난주 미국 워싱턴에서 특파원들을 만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적이 없다. 수사에 당당히 임해서 진실을 명확히 밝히겠다”고 말했다.

노 원내대표의 사망 소식을 접한 특검은 긴급회의를 여는 등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허익범 특검은 이날 오전 긴급 브리핑을 열고 “예기치 않은 비보를 듣고 침통한 마음이 앞선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에게 개인적으로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허 특검은 수사와 관련한 사항은 다음 기회에 말씀드리겠다고 덧붙였다.

노 원내대표의 투신 소식이 전해지자 정의당은 충격에 휩싸인 분위기다. 이정미 대표 등 소속 의원들과 당 지도부는 국회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어떤 말로도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슬프고 충격적인 일”이라고 했다.

손우성·김유진 기자 a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