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미래리포트 2018>“인류에 최악 아닌 최선의 AI로”… 예전에 없던 통찰 보여준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 9월 5일 개막 ‘문화미래리포트 2018’ 1~3세션 포인트

테그마크 MIT 교수 “AI-인간 목표를 일치시켜야”
러셀 UC버클리 교수 “산업 전반 AI 투자동기 생겨”
캐플런 스탠퍼드대 교수 “자동화 노력 확장이 바로 AI”

‘인간 진화와 인공지능(AI) 혁명’을 주제로 열릴 국제 포럼 ‘문화미래리포트(MFR) 2018’의 핵심 메시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오는 9월 5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리는 이번 포럼에서는 맥스 테그마크 미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 스튜어트 러셀 UC버클리 교수, 제리 캐플런 스탠퍼드대 교수 등 3명의 기조 강연자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김대식 카이스트 교수 등 6명의 토론자들이 3개의 세션으로 나뉘어 AI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통제와 활용에 대해 조망한다. 이들이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로 떠오른 AI와 인간의 ‘협업’과 관련해 어떠한 통찰을 보여줄지가 참가 신청자는 물론 학계, 산업계, 관련 정부 부처와 기관들의 최대 관람 포인트다.

한국을 처음 찾는 테그마크 교수는 현재 국제적인 ‘착한 AI’ 운동을 주도 중인 학계의 리더다.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로부터 1000만 달러를 기부받아 설립한 ‘생명의 미래 연구소(FLI·Future of Life Institute)’는 테그마크 교수와 뜻을 같이하는 전 세계 학자와 연구자들이 인류와 AI의 목표가 일치할 수 있도록 초기부터 연구 방향을 제대로 설정하자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테그마크 교수가 기조강연을 맡은 제1세션 ‘AI와 인류’는 전체 포럼의 개론에 해당한다. 탄생한 지 불과 50년을 조금 넘은 AI는 최근 영상 인식, 언어 번역과 합성 등 자연어 처리, 빅데이터 분석 등 특정 분야에서 인간을 능가할 정도로 획기적인 기술 발전을 이뤄내면서 실제 인류의 생활방식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군사 분야에 AI를 접목해 인간 의지의 개입 없는 자동 살상무기를 개발하려는 시도, 정형적·반복적 업무를 인간보다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완수하면서 일부 직종에서 터져 나온 기계의 일자리 뺏기 논란 등 ‘어두운 협업’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테그마크 교수는 인류와 AI의 ‘목표 정렬론(論)’을 주창한다. 아직 AI의 지능 단계가 낮은 수준일 때 미리 AI가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인간의 그것과 나란히 일치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다수 연구자가 수십 년 내에 AI가 일자리를 포함한 모든 면에서 인간을 앞서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면서 “인류사를 통틀어 형성된 개념 중 AI를 최악이 아닌 최고의 기회로 만들기 위해 오늘날 우리가 취해야 할 구체적인 조치를 이야기할 예정”이라고 강연 취지를 전해왔다.

제2세션 기조강연을 맡은 스튜어트 러셀 UC버클리 교수는 전 세계 대학교에서 가장 많이 채택한 AI 표준교과서를 집필한 이 분야의 선구자다. ‘AI와 산업’을 주제로 연설할 러셀 교수는 미리 보내온 강연 요약문에서 “AI 시스템은 전 세계를 단번에 살펴보거나 인류가 작성한 모든 기록물을 읽는 등 우리가 할 수 없는 일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래서 교통·제조업·농업·광업·건설·정보기술(IT)·교육·엔터테인먼트·금융·헬스케어·국방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 연구 및 개발에 막대한 투자 동기가 생겨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AI의 지능형 행위가 인간을 앞설 수 있기 때문에 임의의 목표를 최적화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3세션 ‘AI와 한국사회’ 주제 강연을 맡은 제리 캐플런 스탠퍼드대 교수도 사전 요약문에서 “AI에 관한 가장 흔한 정의는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인간의 지능을 재창조하려는 시도”라고 전제한 후, “하지만 이 분야를 잘 이해하는 방법은 AI가 오랜 자동화 증대 노력의 확장이라고 보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AI가 미래에 빈곤과 불평등을 감소시키고 부와 편리를 증대시키는 선의 세력이 될지, 아니면 대중을 억압하고 치명적이면서 효율적인 전쟁을 수행하는 데 동원되거나 근로자의 일자리를 뺏는 악의 세력이 될지 아직 확실하지 않다”면서 “균형추가 긍정 또는 부정 어느 쪽으로 기울 것인가는 전적으로 인류에게 달렸다”고 했다.

이들은 각 강연을 마친 뒤 반 전 유엔사무총장, 김대식 교수, 이경일 4차 산업혁명위원회 민간위원, 송세경 퓨처로봇 대표, 최재식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 김진형 카이스트 명예교수 등과 심도 있는 토론을 진행한다. 인류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AI 혁명이 서로 조응하며 긍정의 관계로 나아갈 수 있는 혜안들이 나와 청중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기에 충분한 자리다.

노성열 기자 nos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