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개혁 화두로 떠오른 ‘소득대체율’

정책기획위 ‘포용국가’ 제시에
연금 소득 올리는 방안 공론화
보험료 더 걷어야… 복지부 신중
17일부터 국민참여토론회 열려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가 ‘다 함께 잘 사는 포용국가’를 제시함에 따라 국민연금 제도개선 방안에서는 소득 강화 대책이 최대 화두로 떠오를 전망이다. 위원회가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지금보다 더 올려야 한다고 제시했고, 국민들도 ‘용돈 연금’ 수준의 국민연금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어 공론화가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연금 소득 강화를 위해선 보험료 인상이나 수급 시점 연기 등 국민의 추가 부담이 필요한 실정이다. 여기에 연금재정을 고려할 때는 오히려 ‘더 내고 덜 받는’ 식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재정 계산도 나오는 등 반발도 커지고 있다.

7일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국민연금 제도개선에 대한 국민참여토론회가 17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토론회의 참여 신청을 온라인으로 받고 있는데, 모집인원을 크게 넘었고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신청하는 등 국민적 관심이 높다. 10월 말까지 정부 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하면 국회에서 재차 여론수렴작업을 거쳐 국민연금법을 개정하게 된다. 국민 대부분은 현재 40% 수준의 소득대체율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52.9%)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는 의견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반면 주무부처인 복지부는 신중하다. 소득대체율을 올리기 위해선 그만큼의 재원 충당을 위해 보험료를 더 많이 걷어야 하기 때문이다. 고령화 시대를 맞아 연금 보험료를 내는 인구도 줄어 장기적인 연금재정에도 악영향을 끼치는 점 또한 고려 대상이다. 복지부는 정책대안으로 국민연금 외에 기초연금, 퇴직연금, 주택연금 등 다층 노후보장체계를 통해 노년 소득을 전반적으로 높이는 방향을 살피고 있다. 오히려 국민연금만 떼놓고 보면 4차 재정계산에서 국민연금의 지속 가능성과 재정 안정성을 위해 ‘더 내고 덜 받는’ 제도 개혁이 필요하다는 밑그림이 나왔다.

이 과정에서 보험료를 더 내고 연금은 더 늦게 받게 되는 상황을 국민이 반길 리 없다. 상대적으로 연금수령액이 높은 공무원연금 등의 특수직역연금과의 형평성도 국민 불만을 키우고 있다. 이런 반대 여론 속에서 연금제도 개혁이 미미하거나 아예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2차 재정계산 당시에도 ‘더 내고 덜 받는’ 개정안이 2004년에 국회에 제출됐지만, 여야 간 공방 끝에 2007년에야 보험료는 그대로 두고 소득대체율만 장기적으로 하향 조정하는 수정안이 통과됐다. 3차 재정계산에서는 제도개선안이 아예 백지화됐다.

이번 4차 재정계산에서도 연금개혁이 제대로 될지 미지수다. 한 재정전문가는 “특히 2020년 총선, 2022년 대선을 앞둔 정치일정을 고려할 때 여·야 정치권이 국민 눈치 살피기에 급급해 연금개혁에 미온적으로 대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