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하구 골재채취’ 南北경협땐 對北제재 위반 소지

오늘 停戰 후 첫 공동수로조사
내년 13조원대 골재채취 전망

남북이 5일 정전협정(1953년) 이후 처음으로 한강 하구 수역에 대한 공동 수로 조사에 착수했다. 이에 따라 한강 하구 공동이용의 주목적인 약 13조 원대의 골재(모래+자갈) 채취사업을 통한 남북 경제협력 사업이 내년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군사 전문가들은 북측 지역에서 채취한 골재를 남측이 구매할 경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포함한 국제사회의 제재 결의를 위반할 소지가 다분할 뿐 아니라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secondary boycott)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들어 논란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국방부와 해양수산부는 이날 “9·19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서’에 따라 군 당국 및 수로 조사 전문가 등 남북 각각 10명으로 구성된 공동조사단이 한강과 임진강 하구 공동이용을 위한 수로 조사를 시작했다”며 “한강 하구 공동 이용 수역에서의 남북 공동 수로 조사는 1953년 정전협정 이후 65년 만에 처음 시행하는 조치”라고 밝혔다.

9·19 남북 군사합의서 4조 4항은 “한강 하구는 골재채취 등 다목적 사업 병행 추진이 가능한 수역으로 남북이 직접 이용하거나 판매 수익 등을 배분할 것”이라며 골재채취가 주목적임을 명시했다. 경기개발연구원은 2008년 보고서에서 한강 하구 3개 지점에서 16억1000만㎥의 골재를 채취할 경우 당시 기준으로 13조 원에 달하는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북측 수역에서 채취한 골재를 우리가 구매할 경우 유엔 대북제재 결의 위반 및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 대상이 되며 5·24 대북제재 위반 논란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