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된 밀가루공장을 ‘문화플랫폼’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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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물 저장창고 등 건물 23개동
그대로 활용해 카페·상점 조성
내달 착공… 내년 8월 재탄생
박원순 “도시재생 아이콘될것”

1936년 문을 연 이후 서울 도심에서 80년간 모습을 유지해 온 폐공장인 영등포구 문래동 대선제분 공장(사진)이 문화를 생산하고 사람이 모이는 ‘문화공장’으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대선제분 영등포 공장 건물 23개 동을 아우르는 대지면적 총 1만8963㎡ 규모를 2019년 8월까지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드는 도시재생 구상안을 6일 발표했다.

대선제분 공장은 1936년 영등포구에 건설된 이후 1958년 대선제분이 인수해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공장의 핵심시설인 곡물 저장창고(사일로)와 제분공장, 목재창고, 대형창고 등 총 23개 동으로 구성됐다.

시는 대선제분 공장건물을 최대한 활용하고 공간의 이야기에 다양한 콘텐츠를 접목해 ‘가치 중심’의 재생공간이자 ‘복합 문화공간’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다음 달 중 착공 예정인 1단계 마중물 사업은 전체 23개 동 가운데 약 3분의 2에 해당하는 14개 동을 대상으로 유지·보존·활용에 방점을 두고 리모델링(증축), 구조보강, 보수작업 등을 추진해 8개 동으로 재탄생시킬 예정이다. 카페, 레스토랑, 상점 등 상업시설과 전시장, 역사박물관, 창업지원공간 등 공공시설을 조성해 대선제분 공장을 명소화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공공성 확보를 위한 최소한의 지침을 제시하며 보행·가로환경 등 대선제분 공장 주변 인프라를 통합 정비한다. 공장 내 전시공간에 문화전시행사를 여는 등 공공문화예술 프로그램도 지원할 예정이다. 2단계 사업인 사일로 등 대규모 구조물의 활용방안은 현재 강구 중이다.

이번 사업은 서울시와 토지주, 시행사업자 간 긴밀한 협의로 진행되는 서울시 1호 ‘민간주도형’ 재생사업이다. 사업 시행자인 아르고스는 토지주인 대선제분으로부터 재생사업과 관련된 재생계획 수립 및 사업 시행 권한을 위임받았다. 아르고스는 사업비 전액을 부담해 재생계획 수립부터 리모델링, 준공 후 운영 등 전반을 주도한다.

박원순 시장은 “대선제분 공장은 서울 도심 내에 과거의 원형을 온전하게 유지하고 있는 몇 남지 않은 소중한 산업유산”이라며 “대선제분 공장이 도시재생 아이콘이자 문화 플랫폼이 되고, 지역경제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고 민간과 협력해가겠다”고 밝혔다.

이후민 기자 potat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