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 몇 개만 고치는 개정안 남발… 정부 대신 나선 대리입법 度넘어”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입법의 質 높여야” 원혜영(왼쪽 세 번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여야 5당 국회의원 주최로 열린 ‘국회의원 입법의 질적 향상을 위한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여야 5黨 토론회서 자성의 목소리

국회의원이 양질의 법안을 발의해야 하는 본분을 잊고 유권자 시선만을 의식한 인기영합적 발의를 남발하거나 양적 발의에만 치중하고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15일 여야 의원들 사이에서 나왔다.

원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여야 5당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회의원 입법의 질적 향상을 위한 토론회’를 공동으로 열고 참여연대, 바른사회시민회의 등 보혁을 망라한 시민단체 및 전문가들과 관련 대책을 논의했다. 토론회는 원 의원을 비롯해 자유한국당 김세연, 바른미래당 이학재, 민주평화당 장병완,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공동으로 열었다.

원 의원은 “의원들이 입법 활동을 열심히 하는 것은 당연하고 바람직한 일”이라면서도 “그러나 숫자나 단어 한두 개만을 고친 개정법안 발의가 남발되다 보니 정작 사회적 요구와 국민 관심을 반영한 중요하고 꼭 필요한 법안 심의는 줄줄이 밀리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안 내용이 아닌 발의 숫자로 의원들의 의정활동 평가가 이뤄지다 보니 이 같은 부작용이 조장되고 있다”며 “단순 개정 법안은 중요한 법안과 구분해서 별도로 간편하게 처리하는 방안 등을 마련해 효율적으로 일하는 국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법안 내용에 대해 충분한 검토가 없는 ‘묻지마 발의’나 인기영합적인 포퓰리즘 법안 발의, 정부 안을 대신 발의하는 대리입법 문제 등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며 “의원들은 법안 발의 숫자만으로 과시하려 하기보다는 좋은 법안을 만드는 것을 당연한 책무로 여기고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발제자로 나선 전학선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의원들의 법안 발의 건수에 비해 가결률은 지나치게 낮다”며 “다음 선거에 활용하고 본인을 알리기 위한 수단으로 다른 의원들과 논의나 조율 없이 발의를 남발하다 보니 중복발의가 많아져 국회의 효율성을 오히려 떨어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