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기준 이견서 비롯…삼바 분식회계 ‘일회성’ ‘고의’판정은 부적절해”

바른사회시민회의 토론회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내린 고의 분식회계 판정이 타당하지 않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이 제기됐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26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바른사회시민회의 주최로 열린 토론회 ‘증권선물위원회의 삼성바이오로직스 판단 적절한가?’에서 “매출과 비용에 손을 댄 분식이 아니라 회계처리 기준에 대한 이견에서 빚어진 ‘일회성 이익’을 고의적 분식회계로 판정한 것이 적절한 조치였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가 미국 바이오젠과 합작으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설립한 2012년부터 이 회사를 단독지배하는 것으로 회계처리(연결)한 것이 잘못이라는 증선위 판단에 대해 조 명예교수는 “85%의 지분을 가졌는데 연결로 처리한 것에 대해 시비를 거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바이오젠에 부여한 콜옵션에 대해서도 조 명예교수는 “막 출발해 실적을 내지 못한 회사에서 콜옵션이 갖는 의미는 당연히 제한된다”고 설명했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미국 회계기준(GAAP)이 규정 중심 회계기준이라면 국제 회계기준(IFRS)은 원칙 중심 회계기준”이라며 “이번 삼성바이오 사태는 감독 당국이 말로는 원칙 중심을 외치면서도 생각은 전혀 아니라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김정동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23일 한국회계학회 세미나에서 여러 학자가 입을 모아 증선위 결정을 비판했다”며 “삼성바이오 사태의 핵심이 ‘회계규정 위반’이라기보다 ‘삼성 때리기’라는 정치적 의도가 아닌지 의심된다”고 비판했다.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삼성바이오 사태는 2011년 IFRS를 도입한 주체인 금융위가 사후적발 위주로 기준을 운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감리 당국이 논리적 모순에 빠진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