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밀 캠퍼스에 한숨만 쉬는 ‘인서울 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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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환경규제로 신·증축 못해
지역주민 민원 가세 ‘전전긍긍’
용적률 상향·세금 감면 등 요청

서울 지역 대학들이 “건축, 환경, 문화재, 인허가, 세무 분야에 걸친 각종 규제에다 생존권을 내건 지역 주민 민원까지 가세해 이중, 삼중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관계기관에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나섰다. 포화 상태에 달한 캠퍼스를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상황인데도 규제와 민원에 발목이 잡혀 옴짝달싹 못 하는 처지라는 하소연이다. 이들 4년제 종합대학은 전반적인 대입 정원 감소 기조 속에서도 ‘인(in)서울’ 대학의 특성상 비교적 높은 경쟁률을 유지하고 있다.

7일 서울 지역 대학들이 지난해 말 서울시에 낸 요구안을 보면, 삼육대·성신여대·숭실대 등은 건축 및 환경규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대학 세부시설조성계획 수립·운영 기준상 4가지 유형으로 구분된 캠퍼스 공간 가운데 건축물을 지을 수 있는 대상은 일반관리구역(강의실·연구실·실습실)뿐이다. 나머지는 상징경관구역(광장·구조물 등), 외부활동구역(운동장·노천극장·체육시설 등), 녹지보존구역(임야·하천·공원 등)이다. 대학 관계자는 “여러 대학의 일반관리구역은 이미 건물을 지을 공간이 없다”며 “상징경관구역과 외부활동구역에서 용적률(대지 면적에 대한 건축 전체 면적의 비율)을 이전받더라도 증축 여지가 미비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학 특성에 맞게 용적률을 적절하게 상향 조정해 달라는 게 대학들의 요청이다. 삼육대 측은 “서울 소재 대학들은 건축 신·증축 때 산림지역을 활용하거나 부지를 매입할 수밖에 없지만 일조 장애, 차폐, 환경 피해 민원으로 환경영향평가조차 통과하기 어렵다”며 서울시의 환경영향평가 조례 기준 완화를 희망했다. 성신여대는 생물서식지인 비오톱(biotope)의 등급조정을 통한 교내녹지보존구역 활용 방안, 동국대는 생태면적률의 의무확보 비율 완화, 서울시 역사 도심 기본계획상 역사문화자원 고도제한 완화, 숭실대는 건축물 신축 때 서울시 허가부서의 일원화를 통한 업무처리절차의 간소화를 제시했다.

일부 대학은 산학연 협력사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중소기업이 입주한 학내 공간에 대해 지방자치단체에서 재산세를 부과해 재정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면제 또는 감면 검토를 요망했다. S대의 경우 담당 구청이 중소기업 입주공간에 6800만 원의 재산세를 부과했다. 서울 A 대학 관계자는 “학생 주거안정에 직결되는 대학 기숙사의 경우 신·증축 시 이런 규제 외에도 대학 인근 아파트 주민과 원룸·하숙업체들이 생존권을 내걸고 반대해 지연, 무산되는 등 난항을 겪고 있다”며 “공간이 한정된 서울 지역 대학에서만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라고 말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