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석 교수의 古典名句>結交賢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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涉江莫涉凌 得意須得朋 結交非賢良 誰免生愛憎(섭강막섭릉 득의수득붕 결교비현량 수면생애증)

강을 건널 때는 얼음을 조심해야 하고, 득의하려면 모름지기 친구를 얻어야 한다. 친구를 사귈 때 어질고 착한 이가 아니면 애증이 생기는 것을 누가 면할 수 있겠는가.

당나라 맹교(孟郊)의 ‘한강음(寒江吟)’에 나오는 구절이다. 맹교는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젊은 시절 여러 번 과거에 응시했으나 낙방했고 40대 후반에야 겨우 합격했지만, 지방 관직을 전전하며 뜻을 제대로 펼치지 못했다. 그래서 그의 시에는 자신의 불우한 처지와 힘든 세상살이를 토로하는 구절이 많다. 이 시도 차가운 겨울 강에 인생살이의 어려움을 비유하고 있다.

차가운 겨울에 강을 건널 때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당연히 얼음 덩어리다. 얼음을 잘못 디디거나 혹은 배를 타고 가다 큰 얼음 덩어리를 만나는 것은 모두 위험한 상황을 초래한다. 한 세상 살아가면서 가슴속에 품은 뜻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삶을 누리려면 모름지기 의기투합(意氣投合)하는 좋은 친구를 많이 만나야 한다. 그런데 어질지 못하고 착하지 못한 친구를 사귀게 되면 애증이 생기는 것을 면할 수가 없다. 애증이 꼭 나쁘다 할 수는 없지만, 친구 사이는 담백한 맛의 사귐이 좋다. 지나치게 진한 맛보다는 담백한 맛이 훨씬 오래 가기 때문이다.

요즈음 연일 젊은 연예인들이 누리 소통망을 통해 불법 동영상을 유포하며 공유한 사건이 신문기사를 장식하고 있다. 인기와 부를 얻은 그들은 친구들끼리 의기투합하면서 한때는 크게 득의양양(得意揚揚)한 삶을 누린다고 여겼을 것이다. 그러나 나쁜 방향으로 나아갈 때는 단순히 애증이 생기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공도동망(共倒同亡)의 길을 걷게 된다. 좋은 친구와 담백하게 의기투합할 때 건강하고 아름다운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상명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