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텔리콘 창업 임영익 변호사
법률 길잡이 ‘유렉스’ 서비스中
亞수출로 ‘리걸테크 한류’ 포부
처음에는 수학·통계물리학·머신러닝 등을 기초로 인공지능(AI) 변호사를 만들었다. 이후에 자연어 처리와 의미추론 기술을 접목했다. 수학자·물리학자·인공지능 전문가로 일하고 있던 친구, 동지들과 밤을 새웠다. 5년 이상 걸려 우리만의 원천기술을 완성했다. 실력확인차 처음 참가한 대회에서 우승해 버렸다. 이듬해 초청받아 또 1등을 했다. 우승했던 인공지능(아이리스-7)은 은퇴를 선언했다. 세계정상급 실력은 이미 인정받은 데다, 논문제출 같은 사전준비도 더 이상은 힘들었다. 무엇보다 알고리즘 공개로 기업 비밀이 새나갈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법률 AI를 개척해온 선구적 벤처기업 인텔리콘의 창업자 임영익(사진·48·사법연수원 41기) 변호사는 3년 전을 이렇게 회고했다. 인텔리콘의 AI 변호사는 세계 법률 AI 경진대회(COLIEE)에서 2016, 2017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이 대회는 최고권위를 자랑하는 국제 법률 AI 학술모임(ICAIL·International Conference on Artificial Intelligence and Law)의 부대 행사로, 톰슨로이터 그룹이 후원하는 ‘법률 AI 올림픽’으로도 불린다. 임 변호사는 국내 몇 안 되는 법률 AI 전문가다. 공학과 법률을 다 공부했다. 서울대에서 생명과학을 전공하고 미국에 간 그는 2000년대 초 과학계를 휩쓴 AI 연구에 빠졌다. 귀국 후 2009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 법률 AI 개발에 매달렸다. “흔히 판례 중심의 영미법과 논리적 법령체계에 따르는 대륙법을 구분하는데, 요즘은 둘 다 비슷해졌다. 그래서 영미법계에 적합한 데이터 최적화 통계처리와 대륙법계의 해석추론 방식을 혼합해야 최고의 결과가 나온다. 법령과 판결문을 학습해 인간 법조인처럼 판단할 수 있는 AI 알고리즘을 생성하는 게 목표다.”
인텔리콘의 기술은 2013년 미래창조과학부 창의융합과제, 2017년 산업통상자원부 차세대 세계 일류상품으로 선정됐다. 향후 7년 내 세계시장 점유율 5위에 들 수 있다고 인정받은 것이다. 2018년 국내 10대 법무법인인 대륙아주와 협약을 맺고 일선 변호사들과 손발을 맞추고 있다. 주된 서비스로 법률 시각화 내비게이션 ‘유렉스(U-LEX)’와 챗봇 ‘로보(Law-Bo)’가 있다. 임 변호사는 “리걸테크는 미국과 캐나다, 네덜란드, 일본, 이탈리아의 5파전”이라며 “국산 리걸테크의 우수성을 유지하고 다듬어나간다면 인근 아시아 국가로의 수출 등 리걸테크 한류도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성열 기자 nos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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