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트랙’ 후폭풍>고발 취하해도 檢수사 예정대로… 내년 총선 주요변수 떠올라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대립·악수 ‘공존’ 2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패스트트랙 지정을 위한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송영길(앞줄 왼쪽 두 번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두 손으로 채이배 바른미래당 사개특위 위원과 악수하고 있다. 이혜훈(앞줄 오른쪽)·유승민(〃〃 두 번째) 의원 등 패스트트랙 지정에 반대한 바른미래당 의원들이 굳은 표정으로 회의 진행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

한국당 49명 등 67명 피고발
각 당 “추가로 고발할 것” 예고
檢 “정치적 상황과는 상관없이
나름대로 계획 세워 수사진행”

선진화법 ‘반의사 불벌죄’ 아냐
고소 취하해도 수사 진행해야
피선거권 제한될 가능성 거론
한국당 해산 청원 100만 돌파

여야가 선거제도 개편안 등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과정에서 ‘맞고발 신기록’을 경신할 정도로 무차별적 법적 대응에 나서면서, 여야의 법적 다툼은 앞으로도 계속될 수밖에 없게 됐다. 특히 국회선진화법 체제에서 국회회의 방해나 폭력 행위 등에 대한 처벌 규정이 대폭 강화된 만큼, 수사 및 재판 결과에 따라 일부 의원은 내년 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 출마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30일 오전 현재 여야의 맞고발전으로 피고발인 명단에 오른 의원 수는 자유한국당 49명, 더불어민주당 15명, 바른미래당 1명, 정의당 1명, 무소속 1명 등 총 67명이다. 한국당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거쳐 한국당을 ‘도둑놈’이라 칭한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 민주당 의원 15명가량을 추가로 고발할 예정이다.

한국당 법률지원단장인 최교일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불법 사·보임이 이뤄진 국회 본관 701호 앞에서 한국당이 연좌시위한 것에 어떤 불법적 요소가 있느냐”면서 “민주당이 총동원령을 내려 해머와 빠루를 사용한 것이야말로 100% 불법 폭력”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도 추가 고발을 예고했다. 강병원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3차 고발도 하겠다. 우리는 집요하다”고 했다. 정의당은 “기존 한국당 고발 대상 의원 중 신상진 의원에 대한 고발은 취소한다”고 정정했다.

20대 국회 최다선(8선)인 무소속 서청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협치’는 고사하고 ‘정치’ 자체도 실종됐다. 집권여당은 늘 어렵고 책임이 따른다. 본회의 상정 전까지 대화로써 모든 문제를 풀어달라”고 당부했다.

검찰은 정치권의 추가 조치와 상관없이 계획대로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정치적인 상황과 수사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며 “검찰은 나름대로 수사 계획을 세워 차질 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서울중앙지검은 민주당이 한국당 의원 18명과 보좌진 등 총 20명을 국회법 165조 및 166조 위반으로 고발한 사건, 정의당이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 등 42명을 고발한 사건, 한국당이 홍영표 원내대표를 포함한 민주당 의원 15명, 여영국 정의당 의원, 성명불상인 1명 등 17명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상해)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공안2부(부장검사 김성훈)에 배당했다.

정치권에선 벌써 정치적 합의로 고소를 취하할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이번에 문제가 된 사례들은 ‘반의사 불벌죄(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처벌하지 않는 죄)’에 해당하지 않는 만큼 검찰은 이와 상관없이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 국회회의방해죄는 징역 5년 이하 또는 벌금 1000만 원 이하, 징역 7년 이하 또는 벌금 2000만 원 이하의 처벌이 내려질 수 있어 의원직 상실은 물론 피선거권 제한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한편 한국당 정당 해산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동참한 인원이 이날 오전 100만 명을 돌파했다. 민주당 해산 청원 동참자도 10만 명에 육박했다.

김유진·김윤희·나주예 기자 klu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