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와 시각>반도체發 ‘편중 쇄신’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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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종 경제산업부 부장

지난 4월 수출이 마이너스(-) 13.5% 감소하며 충격을 준 표면적 요인은 반도체 수출의 단가 하락과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의 데이터 센터 재고 조정 흐름, 대중 수출의 충격 등이었다. 그중에서 수년 새 ‘슈퍼 호황’이라 불릴 정도로 고복격양(鼓腹擊壤)을 구가해온 반도체 수출의 부진 몫이 컸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12월 이후 감소세를 보여 왔는데 국내 반도체 수출의 70%가량을 차지하는 메모리반도체의 단가 하락, 수요 감소가 부채질했다. 산업연구원(KIET)은 세부 원인으로 ‘세계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수요업체의 투자 지연과 공급업체의 설비 및 생산확충’을 꼽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반도체 수출의 회복 전망을 둘러싼 논란이 분분하다. 비관적인 연구자들은 회복된다 해도 과거의 호황을 누리기 어렵다고 한다. A 연구기관은 “미·중 무역분쟁의 원만한 타결 등으로 세계 경기의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4차 산업혁명 도래에 대비하는 기업들의 투자 재개 등으로 반도체 경기가 조만간 회복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격적인 중국산 제품 추가 관세 인상 포문으로 미·중 무역전쟁의 불확실성이 다시 불거졌다. 이 또한 안심할 분석은 아니다. 반도체 수출의 3분의 2쯤을 차지하는 대중국 수출은 올해 들어 1, 2월에만 지난해보다 35.6% 감소했는데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 때문이었다. B 연구기관은 “올해 반도체 수출이, 최대 수출을 달성한 2018년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2017년 대비 소폭 증가한 1000억 달러 수준에 달할 것”이라고 했다. C 연구기관은 “반도체 성장 둔화는 일시적 현상이고 장기적으로 성장 전망을 보일 것”이라고 했다. 다만 2017, 2018년의 오랜 호황은 비정상적이었다고 해석했다.

종합하면 대략 3분기, 늦어도 하반기에는 가격조정으로 회복되기는 하겠지만, 여건이 녹록지 않음을 보여준다. 자칫 한순간의 영화(榮華)에 그칠 수도 있다. 반도체 경기에 이처럼 관심이 쏠리는 것은 수출 비중 때문이다. 지난해 수출액(1282억 달러)은 전체 수출 비중의 20%에 가깝다. 반도체의 부진이 곧 전체 수출 부진으로 직결되는 구조다. 5개월 새 감소세인 수출이 회복국면에 진입할지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도 반도체 경기 회복이다. 메모리반도체 산업은 초기에 대규모 투자 부담이 따르고 기술 확보가 쉽지 않다. 신규 300㎜팹(FAB) 구축 비용은 15조 원 이상이다. 메모리 제품에 대한 고객의 신뢰성도 매우 높아 진입 장벽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 전개의 어려움 등으로 막대한 투자에도 불구, 생산량 증가는 제한적이다”고 토로했다. 향후, 어렵게 키워온 시장의 수성과 함께 약졸(弱卒)인 비(非)메모리 반도체(시스템 반도체) 육성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차별화 제품 생산과 수요 변화에 적시에 대비해야 한다. 국내 주력산업과 수출 전반의 견고함을 유지하기 위해 고질적 아킬레스건인 특정 품목 편중·쏠림·과의존 현상의 해소와 함께 대외변수에 휘둘리지 않도록 지역시장 편중도를 개선해야 한다.

18년 전 정부과천청사에 자리한 산업자원부 출입 때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는데 아직도 되뇔 줄은 진정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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