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 이번엔 여당인사 수사 제대로 할까

지역 최고실세 국회의원 측근
프로축구 선수채용 개입 정황
경찰 수사결론 향방 관심 집중

대전경찰이 여당 유력 지방 정치인의 프로축구 시민구단 선수 선발 채용 개입 정황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수사권 독립 전도사로 알려진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이 지난해 울산청장 재직 당시 야당 소속 울산시장에게 보였던 강력한 수사 의지를 여당 관련 사건에도 발휘할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10일 경찰에 따르면 대전경찰청 지능수사대는 지난 1월 말 대전시의 고발로 시작한 프로축구 대전시티즌 선수 선발 부정 의혹 수사와 관련해 최근 정치인 A 씨의 수행 비서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선수 선발을 관리하는 코칭스태프 휴대전화를 조사한 결과, 해당 정치인의 통화 기록과 자동 저장된 음성통화 파일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경찰은 해당 수사에 대해 함구하고 있지만, 오히려 A 씨는 선수 추천 사실을 인정했다. A 씨는 채용 개입 의혹에 대해 “친분이 있던 코치진에게 전화를 걸어 좋은 선수가 있으니 테스트를 해보라고 권하고 선수 2명을 추천했다”며 “지인의 아들이 일본 대학에서 선수 생활을 한 뒤 귀국해 뛸 구단을 알아보고 있다고 해서 소개했다”고 말했다. A 씨는 “축구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실력 있는 선수 영입으로 시티즌이 잘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추천했을 뿐 부정 청탁이라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A 씨가 선수 추천을 인정함에 따라 공은 경찰로 넘어갔다. 특히 경찰 수사권 독립의 상징적 존재로, 울산청장 재직 당시 지역 야당 정치권의 비리 혐의에 대해 추상같은 수사 의지를 보였던 황운하 대전경찰청장이 이번 사건을 어떻게 처리할지도 귀추가 주목된다. A 씨는 지역 최고 실세로 꼽히는 여당 국회의원의 최측근이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이번 사건에 대한 경찰의 대처가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대전=김창희 기자 ch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