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대만 단교 불구, 경제교역규모 9배 껑충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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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위상 맞춰 경제협력 프레임 업그레이드 필요”
전경련 주최 ‘한·대만 경제협력위원회’ 합동회의에서 제기

한국과 대만이 지난 1992년 단교에도 불구, 경제교역규모가 9배 증가해 지난해 역대 최고치인 375억 달러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계는 이에 따라 투자보장협정의 조속한 체결 등 양국 경제협력체제를 강화할 것을 제안하고 나섰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9일 부산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대만국제경제합작협회(CIECA)와 함께 ‘제44차 한·대만 경제협력위원회’ 합동회의를 개최했다. ‘문화관광과 4차 산업혁명’을 주제로 열린 이번 합동회의에는 좡숴한(莊碩漢) 대만 측 위원장과 쩌우유한(鄒幼涵) 과기부 차관, 우밍지(吳明機) 신베이(新北)시 부시장,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 박기식 부산경제진흥원장 등 양국 대표단 80여 명이 참석했다.

한국 측 위원장인 박근태(앞줄 오른쪽 다섯 번째) CJ대한통운 사장은 개회사를 통해 “한국과 대만은 단교 이후에도 교역 규모가 9배 증가해 지난해에는 최대치인 375억 달러를 달성했다”며 “50년 경제협력 역사와 한국의 6대 교역국인 대만의 경제적 위상에 맞춰 경제협력 프레임워크를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대만인은 약 110만 명으로, 100명 중 5명꼴로 방한했다.

박 위원장은 한국과 대만 간 경협체제 강화를 위해 △투자보장협정의 조속한 체결 △이중과세방지협정 체결 △자동차 운전면허 상호인증 등 3개 실천 과제를 양국 정부에 제안했다. 투자보장협정은 2008년 이후, 이중과세방지협정은 2013년 이후 양국 정부 간 논의 중이다. 자동차 운전면허 상호인증의 경우 한국에서 발급받은 국제운전면허증은 제네바협약에 가입한 97개국에서 사용할 수 있지만, 대만은 해당하지 않아 상호 협약이 필요한 상황이다.

합동회의에서는 미래 문화관광과 스마트산업, 바이오·의료, 스마트시티, 수소 경제 등 제4차 산업혁명 분야를 주제로 한 논의도 진행됐다. 이원상 현대로템 철도기술연구소 연구개발실장은 수소 경제의 일환으로 개발 중인 친환경 열차 수소전기트램의 개발현황과 수소전기열차 로드맵을 제시하고 철도 열차에 적용되는 스마트열차기술을 발표했다. 진지위안(金際遠) 신베이시 스마트시티 컨소시엄 회장은 신베이시에서 추진 중인 스마트시티 프로젝트를 소개하며 한국 기업의 참여와 협력을 요청했다.

엄치성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1968년 설립된 한·대만 경협위는 단교 등 어려움 속에서도 매년 교류를 이어가며 반백 년을 넘긴 전경련에서 가장 오래된 경협위에 속한다”며 “양국이 지닌 제조업 강점을 살려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도 적극적인 협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