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째 ‘청렴도 최하위’ 서울시…올해는?

‘박원순법’등 시행 효과 미흡
전담 TF 구성 등 노력 불구
청렴도 상위권 도약 불투명
연말 결과 발표 앞두고 초조
시민단체 “형식적 대책”지적

최근 5년간 전국 광역자치단체 청렴도 평가에서 최하위권 ‘불명예’ 기록을 이어간 서울시가 올 연말 국민권익위원회의 공공기관 청렴도 발표를 앞두고 벌써부터 가슴을 졸이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시 투자·출연기관에 대한 시스템 혁신에 나서는 등 일찌감치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지만, 구성원의 원만한 협조를 끌어내지 못할 경우 청렴도 상위권 도약은 쉽지 않을 것이란 자조 섞인 평가도 나온다.

10일 서울시와 국민권익위 등에 따르면 2014∼2018년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대상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 결과’에서 시는 2017년 ‘5등급’(매우 미흡)에 그친 것을 비롯해 나머지 해에는 전부 ‘4등급’(미흡)을 받았다.

이런 가운데 국민권익위가 이달 중 올해 청렴도 측정 실시계획을 확정하고 8∼11월에는 내외부 청렴도 설문조사와 정책 고객평가를 예고한 데 이어, 12월에 청렴도 측정 결과를 발표하기로 하자 시는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양새다. 실제 시는 올해 처음으로 투자·출연기관에 대한 시스템 혁신을 중점 실천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 채용비리 의혹과 서울디지털재단의 비리 의혹 내부제보 등 투자·출연기관에서 불미스러운 논란이 이어진 데 따른 조치다. 이에 따라 투자·출연기관 전담 감사기구를 설치해 감사·조사 및 복무감찰, 직원 채용 관련 사전 스크린 등을 실시하도록 했다. 기관장 행동지침 매뉴얼을 발간하고 전 직원 대상 청렴 교육도 강화했다.

시는 아울러 부서별·업무별 청렴도 실태와 부패 유발요인 등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달부터 본청과 사업소, 소방본부 등 직원 7000여 명을 대상으로 비공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반부패 청렴 정책의 효율화·내실화를 위해 지난달 1일 꾸린 ‘청렴 정책 전담 태스크포스(TF)’는 박원순법·청탁금지법 준수 유도와 교육 등 시의 청렴도 향상을 위한 전반적 활동을 전담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구성원들의 반부패 정책에 대한 협조 의지가 부족해 자발적인 청렴 활동이 제대로 정착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시 내부에서조차 나오고 있다.

박주희 바른사회시민회의 사회실장은 “서울시가 매년 형식적인 대책을 내놓는 데 급급하기보다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앞장서 솔직히 책임을 인정하고 미흡한 부분에 대해 집중적으로 개선 노력을 펼쳐야 시의 청렴도가 조금이라도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