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미래리포트 2019>“美, 中변화 유인 위한 ‘관여정책’ 사실상 끝나”

“50년 美·中관계 천착했지만
이젠 비관적 관점만 갖게 돼”

미·중 갈등이 기술, 외교·안보 등 다른 분야로 점점 확산되는 가운데 미국 조야에서 중국에 대한 ‘관여(engagement) 정책’ 폐기가 심각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문화미래리포트(MFR) 2019 - 차이나 파워와 한반도’에 참여한 데이비드 샴보 미 조지워싱턴대 교수, 오빌 셸 아시아소사이어티 미·중관계센터장, 밍싱페이 미 클레어몬트 매케나대 교수 등은 강연과 토론에서 “미국이 중국의 개혁과 변화를 유인하기 위해 노력해온 ‘관여 정책의 시대’는 사실상 끝났다”고 진단했다.

셸 센터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관계가) 공정경쟁의 장이 아니란 걸 인식했다”며 “무역전쟁은 점점 더 커지고 있고, 이것은 화해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집권과 동시에 (중국의) 개혁은 끝났고, 관여 정책의 근거도 없어졌다”며 “화해를 위해서는 (중국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지난해 10월 보수 성향 허드슨연구소에서 행한 연설에서 중국의 정치·경제적 관행에 대해 이례적으로 강도 높은 비판을 감행, 당시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내 주요 언론들로부터 ‘신냉전’ 시대 개막을 선언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이후 1년도 지나지 않아 미국 정치권과 지식인 사회에서 중국에 대한 반감, 중국과의 탈동조화(디커플링) 필요성이 빠르고 광범위하게 확산됐음이 확인된 것이다.

셸 센터장은 강연에서 “시 주석이 집권했을 때 개혁은 끝났고 50년 가까이 지속돼 온 관여 정책은 근거를 잃어버렸다”며 “저는 50년 동안 미·중 관계 연구에 천착해온 사람으로서 미·중 관계에 비관적인 관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셸 센터장은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이 유일하게 의견이 합치하는 부분이 중국 강경책”이라고 덧붙였다.

밍싱페이 교수는 제3세션 토론에서 “미·중 신냉전 시대 개막으로 특히 동북아시아에서 황금시대가 막을 내릴 것으로 본다. 평화와 경제 번영의 시대로 돌아갈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며 “아마도 3∼5년 뒤에 미·중 패권 경쟁이 최고조에 이르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샴보 교수 역시 제1세션 토론에서 “시 주석 집권 이후 중국은 ‘놀랍게도’ 경성 권위주의를 지나 신전체주의로 향하고 있다”며 “시 주석이 중국 공산당을 계속 퇴행시키고 하락시키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