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서 안전한 ‘초소형 원자로’ 개발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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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UNIST서 연구단 출범
5개 대학·기업 연구진 참여
쇄빙선 등 동력원 사용 가능
사고때 방사능 유출 원천 차단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초소형 원자로’ 개발이 울산에서 본격화된다. 초소형 원자로는 쇄빙선이나 극지 및 해저 탐사선의 동력원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우주선에까지 활용이 가능,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각광 받고 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27일 UNIST 경동홀에서 ‘초소형 원전 연구단(MINERVA)’ 출범식을 가졌다. 연구단에는 황일순(UNIST 기계항공 및 원자력공학부 석좌교수·사진) 연구단장을 비롯해 서울대, 카이스트, 경희대, 울산대, 국제원자력대학원대학교(KINGS) 등 국내 5개 대학과 원전부품 제조업체인 ㈜무진기연 연구진이 참여한다. 국내 원전 분야 최고의 대학이 대규모로 참여한 만큼, 성공적인 연구 개발에 기대가 모이고 있다. 연구단은 지난 5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원자력융합기술개발’ 과제에 선정됐으며, 향후 4년간 정부와 울산시로부터 36억 원의 연구비를 지원받는다. 연구단은 앞으로 4년간 납-비스무트 액체로 냉각되는 4세대 초소형 원자로 개발에 나선다. 규모는 직경 1.7m, 높이 6m로, 현재 운영중인 원전(직경 20m, 높이 30m)보다 직경은 10분의 1, 높이는 5분의 1이 작다. 부피는 500분의 1로 줄어든다.

여기서 개발된 원자로는 최장 40년간 핵연료의 교체 없이 약 20MWe 규모의 전기를 출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출력량은 국내 최초 쇄빙연구선인 아라온호(10MWe)와 제2쇄빙연구선(20MWe)의 동력원으로 사용하기에 충분하다. 인구 약 20만 명이 살고 있는 섬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할 수도 있는 수준이다. 연구단은 자체 개발한 초소형 원자로를 우선 쇄빙선이나 극지와 해양·해저 탐사선, 부유식 발전선 등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우주선 동력원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초소형 원자로는 기존 원전에서 제기되는 안전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도 안고 있다. 4세대 기술을 기반으로 한 원자로는 충격을 견딜 수 있는 안전한 구조를 가지며, 침몰 등 해양사고가 발생하더라도 냉각재가 자연스럽게 고체화돼 방사능 유출이 원천적으로 차단돼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또 수명이 끝난 원자로는 바로 수용 용기에 저장해 재활용하거나 폐기할 수 있어 고준위 폐기물 문제에서 자유롭다.

황 단장은 “초소형 원자로는 기후변화와 미세먼지 문제, 에너지 공급 불안을 해결할 최적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밝혔다.

울산=곽시열 기자 sykwa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