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AI·빅데이터 앞선 中…韓은 로봇·5G 기술력만 우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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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硏 ‘신산업 동향’ 보고서

中, 과감한 투자로 ‘폭풍 성장’
신산업도 韓과 경쟁 치열해져
“협력적인 경쟁모델 지향해야”

중국이 신산업분야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면서 시스템반도체,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분야의 기술력은 이미 한국을 앞질렀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산업생태계 면에서도 5세대(G) 이동통신을 빼곤 이들 3개 분야와 로봇산업까지 포함해 4개 분야에서 한국보다 양호한 환경인 것으로 파악됐다. 산업화 역량 측면에서 5개 분야 모두 한국을 앞섰다. 주력 제조업을 둘러싼 한·중 간 경합이 치열한 상황에서 이젠 신산업까지 양국의 경쟁 강도 및 긴장 수위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

28일 산업연구원(KIET)의 ‘한·중 신산업 정책동향 및 경쟁력 비교와 협력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중국제조 2025’ ‘인터넷 플러스’ 등 4차 산업혁명 대응 중장기 신산업전략을 제시한 데 이어 산업별로도 반도체, 로봇, AI 등 주요 신산업 분야에 대한 개별 발전정책을 추진 중이다.

보고서는 시스템반도체, 로봇, AI, 빅데이터, 5G 이동통신 등 5개 신산업 분야의 경쟁력을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과 다른 조사 등을 종합해 한국과 비교 분석한 결과, 시스템반도체, AI, 빅데이터 분야의 기술력은 중국이 한국보다 우위인 것으로 평가했다. 기술 선도국인 미국을 100으로 할 때 시스템 반도체는 한국이 50, 중국이 60, AI는 78, 82, 빅데이터는 79, 83으로 파악했다. 로봇만 한국(80)이 중국(75)을 앞섰고, 5G 이동통신도 93.5로 중국(91.5)을 근소한 차이로 제쳤다. 중국의 경쟁력은 글로벌 기업 유치, 집중적인 투자, 논문 및 특허 등을 통한 연구활동의 성장세가 뒷받침된 결과로 풀이됐다.

산업생태계 면에서도 5G 이동통신을 제외한 4개 분야에서 중국이 상대적으로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중국은 대기업 주도의 강력한 제품·서비스 개발 추진력, 풍부한 인력, 창업 열기, 벤처캐피털(VC)의 자금투자 확대 등으로 성숙한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산업화 역량 관점에서는 5개 분야 모두에서 중국이 한국보다 양호한 수준으로 평가됐다. 중국은 시스템반도체, AI가 상대적으로 더 우세하고 로봇, 빅데이터, 5G 이동통신은 약간의 격차로 앞섰다.

보고서는 “중국이 신산업 분야에서 정부의 강력한 지원과 과감한 투자, 인수·합병(M&A)전략을 통해 단기간에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양국이 경쟁력과 협력이란 균형 관계를 구축하면서 ‘협력적 경쟁’ 모델을 지향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