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代 총선’ 2대변수는 박근혜 사면·선거제 개편

사면땐 ‘보수 분열’ 촉발할 듯
선거제 개편땐 군소정당 수혜

내년 21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벌어질 수 있는 야권발 정계개편의 핵심 변수로는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과 선거제도 개편이 꼽힌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박 전 대통령 연말 사면설’이 꾸준히 흘러나오는 가운데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은 보수계 정당이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로 분열하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선거제 개편안이 처리돼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될 경우 보수계 정당은 통합하기보다 각자도생의 길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은 8일 “박 전 대통령이 내년 총선 전에 사면되면 이른바 ‘보수 대통합’은 물 건너간다고 본다”며 “당장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만 해도 박 전 대통령 탄핵 책임론 여파로 통합 논의를 시작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인데 박 전 대통령이 사면되고 우리공화당 변수까지 끼어들면 보수는 분열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만약 박 전 대통령이 내년 총선 전에 사면된다면 본의 아니게 정치 중심에 서게 될 것”이라며 “특히 박 전 대통령 사면은 현재 이슈로 떠오른 보수 진영 통합 여부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박 전 대통령이 오히려 보수 통합 필요성을 언급하는 메시지를 제시한다면 보수 진영이 꼭 분열로 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김대중(DJ)·김영삼(YS) 전 대통령이나 김종필(JP) 전 자민련 총재처럼 지지층을 집결시킬 수 있는 카리스마와 영향력을 가진 현직 정치인은 박 전 대통령이 유일하다고 보는 전문가가 많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한 선거제도 개편 여부도 정계개편 흐름을 좌우할 주요 변수로 꼽힌다. 배 소장은 “선거제도 개편의 최대 수혜자가 바로 정계개편 이슈의 중심에 서 있는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과 같은 군소 정당들”이라며 “선거제도가 개편돼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되면 내년 총선 전에 정계개편이 이뤄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내다봤다. 그는 “정계개편이라는 것은 결국 총선에서 더 많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것인데 선거제도가 개편될 경우 군소 정당들도 ‘해 볼만하다’는 판단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