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큰데… 조선업체 ‘줄파업’

현대重노조, 오늘 총파업대회
다른 업체들도 공동투쟁 가세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와 수주 절벽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고조된 와중에 현대중공업을 중심으로 한 조선업체 노조들이 파업에 들어갔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7시간 파업에 이어, 서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오후 3시 30분부터 열리는 ‘조선업종노조연대 총파업대회’에 참여한다. 오는 9월 5일에는 전 조합원이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4시간 파업에 돌입한다.

앞서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21일 오후 3시간 부분 파업을 벌인 바 있다. 이는 올해 임금 단체 협상과 관련해 조합원 찬반 투표 등으로 파업권을 획득한 후 첫 파업이다. 노조는 대우조선해양과 합병 무효화 투쟁 과정에 참가한 조합원에 대한 징계 방침이 확정되자 파업을 시작했다. 노조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에 대해 정부가 무리하게 기업 결합을 강행한 결과라고 주장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성동조선, STX조선, 한진중공업 노조도 이날 상경해 총파업 공동투쟁에 가세한다. 노조 집행부를 중심으로 상경한 이들의 공동 목표는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반대하고 조선산업 구조조정을 막겠다는 것이다. 조선업 불황 때문에 지난 3~4년간 사실상 동결된 임금인상도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 조선사업장 현안과 요구를 공동 발표하고 총파업 공동투쟁을 결의한다는 방침이다.

조선업계는 노사 분규가 선박 수주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국내 조선업은 지난해부터 최악의 수주 절벽에서 벗어나고 있지만 올 들어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글로벌 경기가 침체하면서 선박 수주 건수가 다시 줄어들고 있다. 올해 7월까지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1182만CGT(선박 건조 난이도를 고려해 환산한 t수)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3%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업을 둘러싼 대내외 악재가 이어지고 있어 단기간에 노사 간 합의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