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요트로 대서양 건넌 툰베리…“아마존 화재 끔찍”

스웨덴 16세 환경운동가, 유엔기후회의 참석위해 뉴욕 도착

“자연파괴 멈춰야한다는 메시지
기후과학 믿지 않는 트럼프에
환경 귀기울이라고 알려줄 터”

스웨덴의 16세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요트를 타고 대서양을 건너 미국 뉴욕에 도착했다. 툰베리는 땅에 내리자마자 환영 나온 수백 명의 활동가 앞에서 기후 위기에 대한 조치를 취하기 위해 단결하자는 연설을 했다.

28일 CNN, AP통신 등에 따르면 툰베리는 15일의 요트 횡단을 마치고 이날 오후 4시쯤 뉴욕 맨해튼에 도착했다. 툰베리를 응원하기 위해 허드슨강 근처에 모인 활동가들은 “그레타!”를 연호했다. 툰베리는 기자들에게 “이번 여행이 예상한 만큼 불편하지 않았다”면서도 “모든 사람이 이렇게 하기를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연설을 통해 “16살짜리가 대서양을 건너 맞서는 것은 제정신이 아닌 일”이라며 “기후와 생태계 위기는 인류가 직면한 가장 큰 위기”라고 강조했다.

툰베리는 오는 9월 23일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와 12월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리는 유엔기후변화회의(COP25)에 참석하기 위해 대서양을 건넜다. 그는 탄소 배출이 많은 항공기나 크루즈 대신 친환경 요트를 선택했다. 툰베리가 타고 온 경주용 보트 말리지아 2호는 태양광 패널과 수중 터빈으로 전기를 생산해 탄소 배출 없이 운항된다. 요트에는 화장실이나 샤워 시설이 없고 냉동건조식품만 먹을 수 있다. 툰베리는 “마침내 샤워를 하고 통조림 콩이나 옥수수 같은 동결 건조 식품이 아닌 신선한 채소를 먹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툰베리는 최근 환경 문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밝혔다. 그는 아마존 열대우림 화재에 대해 “너무 파괴적이고 끔찍하다. 상상하기도 어렵다”며 “우리가 자연을 파괴하는 일을 멈춰야 한다는 분명한 메시지”라고 말했다. 툰베리는 주류 기후과학을 거부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과학에 귀를 기울이라는 게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내는 메시지”라고 답했다. 툰베리는 “어느 누구도 그에게 기후 위기와 그 시급성을 확신시킬 수 없었다”며 “나는 그런 (환경) 의식을 확산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려고 한다”고 말했다.

툰베리는 지난해 8월 ‘기후를 위한 학교 파업’이라며 학교를 결석하고 스웨덴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매주 금요일 100개 이상 도시에서 지구온난화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학생들의 파업으로 이어졌다. 툰베리가 평소 친환경 방식을 고집하며 유럽 대륙을 오갈 때 비행기 대신 기차를 탄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스웨덴에서는 비행기 이용을 줄이는 운동이 시작됐다.

정유정 기자 utoor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