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기업, 獨 투자금액 · M&A 증가세… “유럽시장 공략 영업거점 구축”

올 1분기만 11개 법인 설립
IT·의료기기 분야로 확대중

오는 10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시행 이후를 대비해 독일을 유럽시장 공략의 거점으로 삼기 위한 한국기업들의 투자 진출, 인수·합병(M&A)이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자동차 판로 개척에 적기(適期)라는 견해도 제기되고 있다.

9일 코트라 프랑크푸르트 무역관, 한국수출입은행 등에 따르면 1980년부터 올해 3월까지 한국기업의 대(對)독일 투자금액은 54억600만 달러를 기록했고 총 702개 법인이 설립됐다.

주목할 점은 2018년 2억3000만 달러, 42개사 진출에 이어 올해 1분기에 이미 4억6000만 달러, 11개 신규법인이 설립됐다는 점이다.

올해는 일부 대형투자에 따라 투자규모도 크게 늘고 있다. 이는 한국기업들이 유럽 경제 중심지인 독일에 유럽시장 공략을 위한 영업거점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흐름 때문으로 풀이된다. 진출형태는 영업거점을 위한 판매법인, 지사, 연락사무소 등이 많다.

A 기업 관계자는 “독일은 유럽에서의 지리적 이점과 함께 한국과의 왕래도 잦은 국가”라며 “고급인력 수급과 현지 고객지원을 위한 연구소와 서비스센터 등 진출 형태도 더욱 다양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기업에 대한 한국기업의 M&A 추진도 이런 맥락에서 늘고 있다. 이미 한화가 태양에너지 기업 큐셀(Q-Cells)을 인수했고 SK이노베이션은 콘티넨털과 ‘SK 콘티넨털 이모션’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삼성전자는 조명기업 노발레드, 나이스홀딩스는 자동차 휠 제조기업 BBS를 각각 인수했다. 영국의 브렉시트 선언 후 LG전자, 우리은행 등은 독일에 유럽 통합법인을 설립했다.

코트라 관계자는 “한국기업이 독일의 자동차부품, 화학, 기계 분야에 진출했는데 지금은 전자정보통신, 의료기기 분야 등 신성장 분야로도 확대 중”이라고 말했다. 코트라는 독일 자동차업계가 전기차를 주축으로 대량 생산을 본격화하기 위한 시장 재편에 착수했으며, 이에 따라 발생하는 차세대 자동차 시장 수요에 맞춰 한국기업들이 혁신 제품과 부품 시장 판로 개척에 집중할 것을 권고했다.

베를린=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