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조국 정조준>거래관계 없는 대기업이 고객?… 수상한 IFM 홈페이지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IFM 홈페이지에 올라온 대기업들.

삼성·LG·SK 계열사 등 등재
해당 기업들 사전통보 못받아
뒤늦게 명단삭제 요청한 곳도
“시장·투자자 혼란 초래” 지적

조국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직접 투자 의혹을 받는 배터리 음극재 소재 업체 IFM 이 실제 거래 관계가 없는 대기업 주요 계열사들을 고객사로 기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삼성과 LG, SK, 한화 등 주요 대기업 계열사의 인지도를 이용해 시장과 투자자들에게 혼돈을 줄 수 있는 행위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IFM 홈페이지 내 ‘IFM 고객사’라는 코너에는 전기차 배터리 4대 소재인 양극재, 음극재, 전해액, 분리막으로 분류해 주요 고객사들이 기재돼 있다. 이들 고객사에는 LG, SK, 한화, GS 등 10대 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올라 있으나 이들 기업은 고객사 등재 시 일반적으로 이뤄지는 사전 조율 작업을 거치지 않았거나 사전 통보조차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시장 통념상 고객사는 매출액 등 거래 기준으로 정해지지만, 상당수 기업이 IFM와 거래 관계가 없거나 일부 기업은 해당 사업을 IFM 설립 이전에 접어 사실관계조차 틀린 것으로 나타났다.

양극재, 전해질, 분리막 고객사로 올라 있는 배터리 제조기업 LG화학은 “3개 소재 분야 구매 부서에 확인했지만 IFM과 거래 관계는 전혀 없다”며 “고객사 기재 여부가 의아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사실관계가 맞지 않은 고객사도 다수다. 양극재와 전해질 고객사로 올라 있는 SK케미칼은 아예 이들 소재 사업을 영위하지 않아 무관한 회사다. 배터리 분리막의 경우에는 SK그룹 내에서는 SK케미칼이 아닌 SK이노베이션 자회사 아이테크놀로지가 생산 중이지만 이곳 역시 IFM과 거래 관계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양극재 고객사로 올라 있는 한화케미칼도 IFM가 설립된 2017년 6월 이전인 2015년에 양극재 사업을 접었다. 시점상 고객사가 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삼성정밀화학도 2015년 말 삼성그룹이 롯데그룹에 매각한 회사로 2016년 2월 사명이 변경됐지만 당시 사명으로 올라가 있다. 삼성정밀화학은 앞서 지난 2015년 8월에 배터리업체 삼성SDI에 배터리 양극활 물질 소재사업을 다 넘겨 시점이나 사업 연관성이 전혀 없다. 음극재 고객사로 기재된 GS칼텍스는 지난 2013년 GS에너지로 관련 사업을 모두 넘겼다.

뒤늦게 사실을 파악한 대기업 계열사들은 사후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일부 계열사는 IFM 측에 이메일을 보내 고객사 명단에서 내려달라고 공식 요청했거나 삭제 요청을 적극 검토 중이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