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비협상 이틀째… ‘청구액’ 나올까

주한미군 주둔비 5조7500억
미국측, 최소 2조원 제시할듯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협상 1차 회의가 24일(현지시간) 이틀째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아직 구체적인 분담금 액수를 제시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상황이어서 미국 측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얼마만큼의 인상분을 요구할지에 외교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방위비 분담금 협상 수석대표인 장원삼 신임 주뉴욕 총영사와 제임스 신임 미 국무부 방위비분담 협상 대표는 이날 오전부터 서울 모처에서 11차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 체결을 위한 1차 회의 이틀째 회의를 속개했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전날 첫 만남에서 미국 측은 한국에 요구하는 구체적인 분담금 액수를 거론하지 않았다. 다만 양국은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대한 각자의 입장을 설명했으며, 특히 한국은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언급했던 ‘합리적 수준의 공평한 분담’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협상의 핵심은 미국에서 주한미군 주둔 비용으로 산정한 ‘48억 달러(약 5조7500억 원)’ 중 어느 정도를 한국 몫으로 제시하느냐다. 올해 한국의 분담금 규모는 1조389억 원으로, 미국이 최소 2조 원 이상의 수치를 제시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때문에 한국 측 협상단은 신임 방위비 협상대표가 진행할 2차 회의 전 구체적 청구 액수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는 “올해 3월 미국 측 자료를 보면 인건비가 22억 달러 정도”라며 “인건비는 민감한 문제인 만큼, 인건비를 제외하고 20억 달러 내외를 요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은 주한미군 유지에 필요한 경비는 미국이 부담하고 한국은 시설·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하게 돼 있지만, 양국은 1991년 특별협정을 맺어 한국이 일부 주둔비용을 부담하도록 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