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北, 9·19군사합의 위반 없었다”는 文대통령 → 정부 ‘北해안포 개방’ 10차례 지적했지만 시정 안해

NLL인근 함박도 레이더 논란
미사일 도발 위치도 점차 남하

문재인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연설을 통해 지난해 ‘9·19 군사합의’ 이후 북한의 위반사항이 없었다고 밝혔지만, 군사 전문가들은 미사일 도발과 해안포 개방, 함박도 논란 등 군사합의의 큰 틀인 ‘군사적 긴장 해소’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25일(한국시간) 군사안보 전문가들에 따르면 북한은 양측 군사 합의 내용 중 ‘군사분계선으로부터 5㎞ 내 포병 사격훈련 및 연대급 이상 야외기동훈련 중단’이나 ‘군사분계선 일대 비행금지구역 준수’ 등 세부적인 내용의 합의 사항은 지키고 있지만,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함박도 내 레이더를 설치하거나 미사일 도발 등으로 군사적 긴장 수위를 높이고 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9·19 군사합의의 대전제는 1조에 적시된 것처럼 지상과 해상, 공중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서 군사적 긴장의 근원이 되는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는 것인데, 정부는 세부사항만을 적용하며 ‘합의 준수’를 강조하고 있다”며 “북한의 미사일 도발 위치만 봐도 점차 남하하면서 아슬아슬하게 선을 지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서해 NLL 일대 해안포 포문 개방 문제도 양측이 당초 합의한 대로 상시연락체계를 구축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9·19 남북 군사합의 1조 5항에 따르면 양측은 우발적인 충돌이 발생하지 않도록 상시 연락체계를 가동하고 모든 군사적 문제를 평화적으로 협의해 해결하기로 돼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10차례에 걸쳐 해안포 포문 개방 문제를 지적했지만, 북한은 시정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자신에게 유리하게 만들어진 군사합의에도 불구하고 합의 원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대영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한 예로 군사분계선 일대 비행금지 구역 설정 등은 북한의 공격 자산을 정찰하는 한국군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는 반면, 항공 자산이 없는 북한에는 큰 피해가 없다”고 말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