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풍 맞는 文정부 정책>환경정책 ‘파열음’… 文대선공약 ‘제주2공항’ 반대 부딪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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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2개 환경단체 ‘영향평가 부동의 촉구’ 기자회견

입지 선정 발표후 5년째 지연
환경단체, 도민 숙원사업 발목
국토부 ‘2025년 개항’ 방침도
환경부 수정요청땐 차질 불가피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이 환경단체의 거센 반발로 인해 제동이 걸렸다. 사실상 최종 승인 권한을 갖는 환경부에도 환경단체의 반대 입김이 작용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향후 건설사업 진척에 상당한 내홍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환경운동연합 등 42개 환경시민단체로 구성된 한국환경회의는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세종로공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 취소를 위한 환경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 부동의를 촉구했다. 환경회의는 이 자리에서 “국토교통부가 막무가내로 제2공항 기본계획 고시를 강행하고 있다”며 “지난 8월 환경부가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 대한 검토의견을 제출한 지 불과 한 달 만에 국토부는 검토를 모두 마쳤다며 본안을 제출했으나, (이는) 환경상 문제점이 드러났는데도 이를 반영하지 않은 거짓 작성된 보고서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계획의 적정성, 입지의 타당성을 검토하는 환경영향평가 단계에서 국토부가 검토의견을 전혀 보완하지 않은 바 환경부는 관련법에 따라 평가서를 즉각 부동의 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제주도민의 숙원사업이던 제2공항 건설사업은 2015년 11월 입지 선정 발표 후 환경단체의 극심한 반대에 시달리며 지연을 거듭했다. 다음 달 1일에도 참여연대 등 13개 시민사회단체가 ‘제주 제2공항 백지화 전국행동’을 출범, 대정부 투쟁을 이어갈 예정이다. 국토부는 2025년 완공을 목표로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신산·온평리 일대 500만㎡ 부지에 연간 1000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의 제2공항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제2공항은 기존 제주국제공항을 보완하는 ‘부공항’으로 제주지역 전체 국내선 수요의 50%를 담당할 예정이다.

환경단체의 거센 반발이 확대되면서 제2공항 건설사업에 대한 향배를 결정할 환경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환경부에 따르면 국토부는 원안대로 2025년에 제2공항 문을 연다는 방침에 따라 지난 9월 환경부에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제출했고, 환경부는 현재 이에 대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번 주 내로 국토부에 환경영향평가서 식생·지형조사 등과 관련한 수정·보완 요청을 하게 될 것”이라면서도 “아직 동의·부동의를 논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환경부의 수정·보완 요청 시 제2공항 건설계획은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목소리를 반영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하게 조사하는 만큼 환경단체의 입김이 검토 결과에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부도 환경부의 수정·보완 요청이 있을 때 충분한 재검토를 해야 하므로 기초조사부터 새로 시작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 또 환경부와의 환경영향평가서 협의가 늦어지면 기획재정부 협의, 항공정책위원회 상정, 기본계획 고시 등 제2공항 건설을 위한 남은 절차도 줄줄이 늦춰지게 된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