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정치적 중립성 역행… 정권 시녀 될 우려 커”

- 법학계 ‘檢개혁법안’ 등 비판

“검찰인사제도 개혁이 더중요”

법학계에서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돼 오는 12월 초 국회 본회의 부의가 예상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등 검찰개혁 법안과 관련해 ‘정치적 중립성 보장 역행’이라는 비판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또 법무부가 자체 훈령을 통해 적용을 강화하고 있는 현행법상 피의사실공표죄에 대해서도 위헌적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21일 한석훈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바른사회시민회의·바른헌법연구회 주최로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검찰개혁의 문제점을 밝힌다’라는 토론회 발제문을 통해 “공수처 설치 법안은 수사의 정치적 중립성 보장에 역행할 소지가 다분하다”며 “최근 검찰 수사의 공정성에 비춰 볼 때 공수처를 설치하기보다는 검찰 인사 제도를 개혁해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주장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같은 로스쿨의 최준선 명예교수도 “수사권 조정 법안과 공수처 법안이 동시에 상정돼 있지만, 서로 모순되는 두 법안 가운데 하나는 폐기돼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는 “공수처 법안이 통과되면 고위공직자가 양심과 소신, 법률에 따라 판단하지 못하고 정권의 시녀가 될 우려가 커져, 희대의 악법이 될 것”이라며 “현재 존재하는 각 기관이 정권으로부터 독립해 각자 헌법상의 책무를 다하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