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기로 투입, 암세포 공격 초미세 로봇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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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 최은표 교수 등 연구팀
“의료용 나노로봇 모델 제시”

머리카락 1000분의 1 크기의 초미세 의료로봇을 사람 몸속에 주입해 고형암(덩어리진 암)을 진단·치료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28일 전남대에 따르면 공과대학 기계공학부 최은표(한국마이크로의료로봇연구원 연구부장·사진) 교수 연구팀이 직경 10~20㎚(1㎚는 10억 분의 1m)의 나노 자석 입자들을 뭉쳐 직경 100㎚의 ‘다기능성 의료 나노로봇’을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이 로봇은 사람의 몸속에 주사기로 투입할 수 있고, 신체 외부에서 전자기장을 이용해 암세포에 정확하게 다가가도록 유도할 수 있다. 특히 열을 머금은 금 나노입자와 ‘폴리 도파민’을 코팅해 주입한 뒤 신체 외부에서 근적외선을 쪼이면 원하는 위치에서 약물이나 열을 방출해 암을 치료할 수 있다. 다른 생체분자의 접근을 막는 폴리에틸렌 글리콜(PEG) 분자를 나노로봇에 붙이면 약효가 향상된다고 한다. 환자 몸속 치료 과정은 자기공명영상(MRI) 등 의료 영상장비로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다.

개발된 나노로봇의 이 같은 기능은 세포·동물 실험을 통해 이미 검증됐고, 학술적 성과를 인정받아 국제학술지 ‘나노 레터스 (Nano Letters)’11월호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이 기술은 주변 정상 조직에 미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암세포에만 효과적으로 작용한다는 장점도 있다.

최 교수는 “아직 원천기술 단계지만 생체 내 환경에 의존했던 기존의 약물전달시스템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고, 다양한 치료 약물의 전달 기술과 암 치료 분야에서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오 한국마이크로의료로봇연구원장은 “지금까지의 단편적 연구·해법을 넘어 의료용 나노로봇에 대한 종합적 모델을 제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 ‘외부 구동형 나노로봇 시스템 개발사업’ 지원을 받아 이뤄졌으며, 박석호(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허강무(충남대)·김규표(서울아산병원)·송지환(한밭대) 교수가 함께 참여했다.

광주=정우천 기자 sunshin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