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조국 구속영장 청구>울산 경찰들, 檢조사서 “靑첩보 알고 수사했다”

- ‘靑 선거개입·하명’ 의혹

‘경찰청에서 하달받아 수사했다’
황운하 청장 발언과 정면 배치

송병기 “업무수첩은 메모 불과
檢이 개인적내용 도·감청” 주장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이 울산지방경찰청장으로 근무할 당시 울산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근무한 경찰 중 일부가 최근 검찰 조사에서 “(김기현 전 울산시장 비위 의혹이) 청와대에서 생산된 첩보인 것을 알고 수사했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경찰청에서 하달받아 수사했다는 황 청장의 발언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검찰은 이르면 이번 주 황 청장을 소환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 2부(부장 김태은)는 최근 울산경찰청 관계자들이 ‘청와대 하명’을 인지하고 수사했다는 진술을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2017년 당시 울산경찰청 수사과장이었던 현직 총경 A 씨를 지난 12일 피고발인 자격으로 조사한 데 이어 16·17일 지능범죄수사대장, 20일 지능범죄수사대 팀장·실무자 2명 등 총 4명에 대해서도 소환조사했다. 6명 중 일부가 김 전 시장의 비위 내용의 청와대에서 생산된 첩보인 것을 알고 수사했다는 내용을 진술한 것이다. 하지만 황 청장은 김 전 시장에 대한 비위 내용이 청와대 첩보인 것을 몰랐다는 입장을 시종일관 견지해 오고 있다. 김 전 시장의 비위 의혹을 수사한 황 청장 등 당시 울산경찰청 수사라인은 줄곧 “김 전 시장 비위 의혹 중 박기성 전 비서실장 관련 첩보만 경찰청에서 하달받았으며, 해당 첩보가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작성됐다는 사실도 전혀 몰랐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향후 수사를 통해 ‘청와대 하명’을 황 청장이 인지했는지를 확인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적용 등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황 청장에 대한 소환 통보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지만 이르면 이번 주 소환조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검찰은 송철호 울산시장에 대한 조사도 불가피하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최근 압수한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의 업무수첩에서 2017년 10월 12일 송 시장이 청와대 인근에서 청와대 행정관 등을 만난 뒤 청와대를 방문한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일보의 취재에 따르면 송 부시장의 업무수첩 2017년 10월 13일 자 메모엔 ‘10월 12일 송 장관 BH 방문 결과’라는 제목의 글이 적혀 있다. 송 부시장의 메모엔 각각 청와대와 문재인 대통령을 뜻하는 ‘BH’ ‘VIP’라는 문구가 등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현 첩보’ 제공 의혹을 사고 있는 송 부시장은 이날 오전 울산시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이 저의 개인적인 내용을 도·감청한 것 같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송 부시장은 그간 검찰 조사 과정에서 송 시장과 단둘이 나눈 대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검찰이 들려줬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대검과 법무부에 도·감청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송 부시장은 이어 각종 의혹이 적혀 있다는 이른바 ‘업무수첩’ 논란과 관련, “업무수첩은 일기 형식의 메모장에 불과하며, 이번 사건과 관련해 그 어떤 허위사실도 없다”고 말했다. 김 전 시장 측근 비리를 청와대에 제공한 최초 제보자인 송 부시장은 지난 6일과 7일에 이어 20일 3번째 검찰 소환조사를 받았다. 정유진·김온유·이희권 기자

울산 = 곽시열 기자 sykwa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