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진영, ‘윤석열’ 콕 찍어 11일 사퇴촉구 집회

광화문촛불연대 등 20여 단체
秋취임 맞춰 尹타깃 집중공세
靑수사를 檢의 정치공작 규정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지지와 검찰개혁을 주장하며 수차례 집회를 열어왔던 친문(친문재인) 성향 시민단체들이 오는 11일 ‘윤석열 검찰총장 사퇴’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촛불집회를 광화문에서 열기로 했다. 그간 집회 참가자들 사이에서 산발적으로 ‘윤석열 사퇴’ 같은 구호가 등장했지만, 주최 측에서 윤 총장 사퇴를 집회 목적으로 삼은 것은 처음이어서 논란을 빚고 있다. 3일 취임식을 가진 추미애 신임 법무부 장관이 조만간 검찰 인사권을 행사해 윤석열 측근들을 인사 이동시켜 검찰의 힘을 뺄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에 윤 총장 사퇴 여론몰이 총공세에 나섰다는 관측이다.

이날 20여 개 시민사회단체의 집합체인 ‘광화문 촛불연대’는 윤 총장 사퇴·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구속·자유한국당 해체를 주장하는 ‘2020 광화문탈환 촛불문화제’를 오는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개최한다고 밝히고 참가자를 규합하고 있다. 이번 집회에 참여하는 ‘윤석열 사퇴를 위한 범국민응징본부’는 집회 개최 소식을 알리며 지난 2일 성명서와 윤 총장에게 보내는 편지를 함께 공개하기도 했다. 이 단체는 회원 수 7만 명에 달하는 포털사이트 카페 ‘적폐청산 의열행동본부’(구 이명박근혜 심판 범국민행동본부)가 이름을 바꿔 단 곳이다. 윤 총장에게 보내는 공개편지에서 이들은 “정중하게 경고한다”며 “검찰 개혁과 권력기관의 완전한 탈바꿈을 위해 이제 그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요구했다.

성명서에서는 조 전 장관이 연루된 청와대 감찰 무마 의혹 수사에 대해 “청와대는 물론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마저 붕괴시켜 4·15 총선 전에 정부를 레임덕에 던져넣으려는 정치공작임이 명확하다”고 주장했다. 또 이들은 “역대 정부에서 청와대의 충견으로 충성을 다했던 검찰이 감히 청와대에 총부리까지 겨누고 위협하고 있다”며 “작금의 검찰 쿠데타는 검찰의 단독 행위가 아닌, 적폐들의 사주에 의한 검찰의 반역 행위로 간주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조 전 장관 지지자들은 지난해 조 전 장관 지명을 전후로 일가 비리 등에 관한 각종 의혹이 제기되자 검찰개혁을 명분으로 집회를 개최하며 ‘조 전 장관 수호’를 외쳐왔다. 하지만 이들 지지자는 지난달 27일 검찰이 법원에 청구한 조 전 장관의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대검찰청 앞에서 예정했던 집회를 취소해, 검찰개혁 주장이 결국 조 전 장관 비호 명분 아니었냐는 비판도 받았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