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직접수사부서’ 절반으로 축소… “수사 손 떼라는 거냐”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0일 오전 결연한 표정으로 정부과천청사의 법무부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 법무부 이르면 내주 개편

반부패·공공수사 대폭 축소
외사부·증권범죄수사 폐지

법무부가 검찰 인지수사 축소를 위해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의 직접수사부서를 대폭 줄이는 직제개편안을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재인 정부의 ‘1·8 검찰 학살 인사’에 이은 ‘2차 보복 조직개편’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검찰이 내부적으로 격렬하게 반발하고 있다.

10일 문화일보 취재에 따르면 법무부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비리를 파헤쳤던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와 청와대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공공수사부의 각각 4개, 3개였던 부서 숫자를 2개로 줄이는 검찰 직제개편안 작성을 끝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법무부는 강력부·외사부 등 인지수사가 가능한 부서들도 모두 폐지, 일선 형사부로 전환할 계획이다. 금융범죄수사에 특화된 서울남부지검의 증권범죄합동수사단(합수단) 역시 폐지 쪽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파악됐다.

법무부는 이 같은 조직개편 방안을 당장 이르면 내주 검찰 중간 간부 인사 이전까지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내부적으로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직제개편안은 법무부가 대통령령인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을 개정, 국무회의 의결만 거치면 곧바로 효력이 발생한다. 권력형 비리를 수사하던 검찰 내 부서의 절반 가까이가 폐지·전환되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법무부는 이 같은 직제개편 방안을 이날까지 대검찰청에 공식적으로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살아있는 권력을 파헤치던 ‘윤석열 사단’의 고위 간부들을 ‘인사학살’을 통해 수사 일선에서 배제한 데 이어 이제는 검찰의 직접수사부서까지 사실상 축소·폐지하며 ‘조직학살’ 수순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편 오는 13일 부임하는 이성윤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은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및 하명수사 등을 담당했던 수사팀 중간 간부들에 대한 ‘추가 인사’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희권 기자 leehek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