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먼 나라 일이라고 외면하는 것,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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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센터 이사장 취임 유영숙 前 환경부 장관

“인류의 생존 위협하는 재앙
국민 인식부족 가장 큰 문제

국내외 民官學 네트워크 활용
각종연구 정책설정 도움줄 것”

“기후변화는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재앙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그 심각성에 대해 대다수 국민의 인식 부족과 위험에 대한 불감증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13일 재단법인 기후변화센터 제5대 이사장에 취임한 유영숙(66·사진) 전 환경부 장관은 “먼 훗날, 먼 나라에서나 일어날 일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기후변화를 외면하는 것이 두렵기까지 하다”고 토로했다. 유 이사장은 “지금 호주에서 석 달 넘게 산불이 이어져 우리나라 영토보다 더 많은 면적이 불에 타고 있고, 지난해 유럽의 살인적인 폭염, 아시아의 극심한 가뭄과 홍수 등으로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은 것은 결코 단순한 자연재해가 아니다”라면서 “모두 무분별한 화석연료 사용으로 탄소 배출이 증가하고, 그로 인해 지구가 가열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현재 한국은 주요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2017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미국, 일본, 독일에 이어 4위이며, 증가율은 1위 국가다. 그는 “2018년 41도를 넘은 폭염, 강원도 산불 등으로 인한 피해가 모두 이상 기후현상이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정부와 지자체의 일관된 정책수립과 실행 부족, 그리고 근시안적인 정책의 안이함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이사장은 임기 2년 동안 “국내외의 민·관·학 네트워크를 활용해 기후변화와 관련한 각종 정책 연구를 수행하겠다”면서 “결과물을 제안함으로써 정부의 올바른 정책 방향 설정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또 “다양한 국제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한 기후변화센터의 위상 제고와 역량 강화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교통과 가정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기후변화가 더 이상 진행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기후변화의 주범인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야 한다는 유 이사장은 “일상생활에서 지구온난화 방지의 첫걸음은 에너지를 절약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산화탄소의 좋은 흡수원인 나무와 숲을 가꾸고, 폐기물 재활용에 적극 참여하는 것도 손쉽게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유 이사장은 “환경부 장관으로 재임하던 2011년 7월 일상생활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면 금전적인 인센티브를 주는 ‘그린카드’ 제도를 도입해 국민에게 큰 호응을 받았는데, 2018년 12월에는 무려 1850만 장 이상 발급됐다”고 소개했다.

유 이사장은 1990년부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센터장, 본부장, 연구부원장을 역임했고, 2011∼2013년 제14대 환경부 장관을 지냈으며, 2019년부터 한국바이오연료포럼(KBF) 초대 회장을 맡고 있다. 기후변화센터는 기후변화 대응 역량을 높이고 저탄소 사회를 구현하고자 2008년 설립된 비영리 민간 기후변화 대응 기구다.

박현수 기자 phs20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