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년 전 지구 기온이 지금보다 더 높았다?

인간은 자연의 균형을 깨뜨리는 존재일까. 기후변화는 수많은 멸종을 일으킬까. ‘환경을 해치는 25가지 미신’(개마고원)은 놀랍게도 이 같은 질문들에 그렇지 않다고 답한다.

반세기 가까이 기후변화가 생태계와 생물 다양성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온 저자는 환경을 해친다고 상식처럼 받아들여지는 여러 믿음을 하나하나 검증한다. 저자는 기후변화는 자연적이며, 이산화탄소의 영향은 생각보다 적다고 말한다. 오늘날 지구 온도가 가장 높다고 착각하기 쉽지만, 10~13세기에 지금보다 기온이 더 높았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많은 환경주의자·과학자가 지구 기온의 상승이 대재앙을 일으킬 것이라고 경고하지만, 저자는 중세 온난기와 소빙하기에도 생물 종은 거의 멸종하지 않았다고 분석한다. 오히려 생물 종의 존속을 위협하는 것은 기후변화보다 외래종의 침입과 서식지 파괴 같은 일이라고 역설한다.

저자는 오늘날 환경보호 주장이 과도해지면서 환경을 지나치게 연약하게 간주하는 관점이 생겼고, 이로 인해 모든 자연재해를 인간 탓으로 돌리는 근거 없는 죄의식이 생겼다고 지적한다. 오늘날 환경주의에는 다수의 지지를 받아도 비과학적인 믿음이 존재하며, 그것은 종종 합리적·과학적 검증을 막고 있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464쪽, 3만 원.

정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