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초비상>‘1인 1장’ 파는데도, 10곳 돌아 ‘겨우 1장’… 마스크 ‘분통’

- 공적물량 확대 이후 판매 약국 돌아보니…

일생산량 1100만장 달하지만
판매처선 ‘가뭄에 콩난’ 수준
강남 등 4개구 돌아 겨우 1장
한 약국 “입고 50개로 줄어”
대형 마트에서도 ‘재고 없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빚어진 ‘마스크 대란’에 대해 정부가 1인당 2개의 구매 제한 등 추가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판매 현장에서는 이미 ‘1인당 1개씩’만 팔고 있어 정부 대책이 제대로 효과가 나타날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결국 문재인 정부의 마스크 공급에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으면 마스크 대란 사태는 진정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무엇보다 언제 어디서든 마스크를 살 수 있다는 국민 신뢰 회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공공 물량 확대에도 품귀 현상이 풀리지 않자 일부 약사는 제약회사 등을 통해 일반 유통 마스크 물량을 자체 조달하는가 하면 여분의 마스크를 친·인척끼리 나눠 쓰는 시민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KF 마스크 등의 국내 하루 생산량이 약 1100만 개에 육박했지만 여전히 시중에서 마스크는 ‘가뭄에 콩 나듯’ 판매되고 있다. 서울 강남구 A 약사는 이날 오전 “1인당 2개씩 팔면 5∼10분 내로 동나서 1개씩만 판매하고 있지만 금세 소진됐다”며 “공적 물량이 풀린 첫날 100개가 들어왔지만 이틀 전에는 입고되지 않았고 오늘도 불확실하다”고 걱정했다. 인근 약국에서 일하는 B 약사는 “입고 물량이 되레 줄어들고 있다”며 “하루 100개씩 들어오다가 지난 화요일(3일)부터 50장으로 줄었는데 오늘도 마찬가지일 것 같다”고 걱정했다.

문화일보 취재진이 지난 4일 저녁 취재한 서울 강남구·성동구·마포구·종로구 등에서는 대부분 물량이 바닥나 10곳의 약국 중 1곳에서만 간신히 마스크를 구할 수 있었다. 손님들은 마스크를 사러 왔다가 빈손으로 되돌아 나왔다. 이날 오후 7시쯤 성동구의 한 대형마트 마스크 코너에도 ‘오늘 마스크 재고 없음’이라는 안내 문구만 붙어 있었다. 인근 편의점 한 곳에서 간신히 방한용 마스크만 찾아볼 수 있었다.

이날 저녁 마포구의 한 약국에 마스크 재고가 도착했지만, 공공 마스크가 아닌 일반 마스크로 가격은 개당 3000원에 달했다. 약사 C 씨는 “공공 물량은 들어오는 대로 다 떨어지고 있다”며 “제약회사에서 겨우 일반 마스크를 들여왔다”고 전했다. 인근 약국의 약사 D 씨는 “월요일인 지난 2일에 공공물량 50개가 들어온 이후 감감무소식”이라며 “약국마다 하루 100개씩 판매하겠다는 정부의 공언이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구·성동구 등에서는 약국뿐 아니라 대형마트 등에서도 남아 있는 마스크를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부족한 마스크를 친지끼리 나눠 쓰며 버티고 있는 시민도 있었다. 이날 오전 기준 확진자 3명이 발생한 경기 성남시에 거주하는 박모(41) 씨는 그나마 마스크 대란 전에 미세먼지 차단용으로 KF94 마스크 30개를 구입해 놓아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는 경우다. 반복해 사용하면서 버티고 있지만 언제 살 수 있을지 몰라 불안한 상황이다. 인근에 거주하고 있는 어머니로부터 “마스크가 몇 장 남지 않았는데 새로 구할 수가 없다”는 연락을 받고 박 씨는 그나마 KF94 마스크 10개를 드렸다. 박 씨는 “마스크를 손에 넣으면 안도감이 드는데 언제 마스크를 더 구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서종민·김수현·조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