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초비상>여당 “증액”·야당 “현금 살포 반대”·기재부 “재정 악화”… 추경 ‘3색’

추경규모 놓고 국회서 줄다리기

국회와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 증액 규모를 두고 13일 본격적인 협의에 들어갔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증액 규모에 대해 6조 원 이상을 계속 주장하는 반면 정부에서는 재정 건전성을 거론하며 대규모 증액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야당인 미래통합당은 증액에는 긍정적이지만, ‘현금 살포성’ 예산은 반대하는 등 여야와 정부가 3인 3색 입장이어서 추경 처리에 진통이 예상된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이날 예산조정소위원회를 열어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2020년도 제1차 추경안 심사에 돌입했다. 예산소위는 민주당 손금주·전해철·홍의락 의원, 통합당 김재원·송언석·이종배 의원, 민주통합의원모임 박주현 의원 등 7명으로 구성됐다. 정부에서는 구윤철 기획재정부 2차관을 비롯한 추경 소관 부처 차관(급)의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한다. 예산소위는 이날과 16일 열리고, 17일 예결위 전체회의와 본회의가 예정돼 있다. 정부는 11조7000억 원 규모의 추경 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상임위 심사 과정에서 국회는 6조여 원을 증액해 놓은 상태다.

민주당은 증액된 예산이 본회의에서 그대로 통과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선거대책위원회 연석회의에서 “상임위에서 6조 원 이상 증액 의결한 예산이 예결위 심사와 본회의 과정에서 적극 수용되길 희망한다”며 “국민의 간절한 요청에 화답하는 통합당의 선택만 남았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정부가 대규모 증액에 계속 난색을 표하고 있는 만큼 여야 합의를 통해 정부를 강하게 압박하겠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통합당은 대체로 증액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현금 살포성’ 예산에는 반대한다고 밝히고 있다.

정부는 구체적인 증액 규모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기재부 쪽에서 재정 건전성을 계속 언급하자 민주당에서는 홍 부총리 해임 건의안이 거론되기도 했었다. 일각에서는 총 추경 규모가 15조 원 수준에서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