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초비상>소형교회 온라인 방송시설 부족… 비좁은 공간서 예배 ‘감염 위험’

16일 경기 성남시 은혜의 강 교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무더기 확진자가 등장하면서 ‘중소교회 발(發)’ 소규모 집단감염 위험이 현실화하고 있다. 대부분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내 종교행사 자제를 권고하고 있지만, 재정난과 신도 이탈 등을 우려한 중소교회들의 예배 강행이 감염 확산의 불씨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앙방역대책본부와 지자체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신천지예수교회를 제외한 교회 관련 집단감염 사례는 모두 7곳으로 확진자 수만 140여 명에 이른다. 은혜의 강 교회 확진자는 하루 새 40명이 추가돼 46명으로 늘었다. 종교시설을 매개로 한 코로나19 집단감염 중 신천지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집단감염이 발생한 교회별 누적 확진자 수는 부산 온천교회 34명, 서울 동대문구 동안교회-PC방 24명, 경기 부천시 생명수교회 15명, 경남 거창군 거창교회 10명, 경기 수원시 생명샘교회 10명 등이다. 특히 교회총연합회에 따르면 전국 6만여 개 교회 중 서울·경기에만 52∼53%(2만5000∼2만6000여 개)가 몰려 있어 향후 수도권 중소교회 집단감염이 추가로 확산할 가능성도 있다.

방역 당국·지자체의 종교행사 자제 권고에도 중소교회 측은 “성도들의 자발적 출석을 막을 수 없다”며 예배를 강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면엔 헌금에 의존하는 중소교회의 ‘자립’ 문제로부터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 산하 교회자립개발원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전국의 공개된 미자립교회만 3468곳에 달한다. 한 교회 관계자는 “신도 200명 내외의 중소교회들은 목사들이 매주 운명을 걸고 예배를 진행하는데, 코로나19로 정상적 운영에 차질이 생기며 봉헌도 어려워졌다”며 “다른 일도 겸하는 ‘투 잡 목사’도 주변에 널렸다”고 귀띔했다.

재정난에 따른 시설 미비도 집단감염의 위험을 키우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추세가 꺾이지 않는 상황에서 대부분 대형교회는 온라인으로 예배를 전환했지만, 방송 설비가 부족한 중소교회에선 여전히 현장 중심 예배가 진행되고 있다. 중소교회는 대부분 좁고, 환기가 잘되지 않는 취약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